▲ 오대균 에너지관리공단 온실가스감축실적등록소
8월 무더위가 절정이다. 올해는 마른 장마가 계속됐고 7월말에 들어서야 제대로 된 장마철을 지냈다. 비가 오면 우산장수와 소금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가 비가 오면 소금장수 아들 걱정, 비가 오지 않고 맑으면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한다는 마음이 떠오른다. 이 세상에 누군들 날씨 변화를 따라 살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매일의 날씨 변화가 쌓여서 먼 훗날 큰 기후재앙이 생길 것이라 하니 더욱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기후 문제도 이 어머니와 같다.

기후변화를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른 시기에 빨리 줄이기로 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경제성장이 어려워질 것이고, 경제를 좀 더 성장시켜야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런데 기후문제가 떠오르면 많은 이들이 협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산도 적당히 팔 수 있고 소금을 팔러 다니는데도 별 문제가 없도록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는 우리에게 우산과 소금에 대한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더 필요하다.

맑은 날에 우산을 팔 수 없으면 양산을 만들 생각으로 바꾸고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좋은 양산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하는 쪽으로 가보자. 소금이 물에 젖게 될 형편이라면 소금가마의 포장을 어떻게 바꾸면 될런지 생각해보자. 물론 소금포장재가 완벽한 방수기능을 가지면서 소금보존 기능도 완벽하다면 좋겠지만 그런 재료는 가격이 비싸게 마련일터, 적절한 기능과 가격을 가진 재료를 찾거나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비용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신기술 개발과 도입을 위한 전환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기후와 관련한 책임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많은 양을 생산하면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배출원에서는 생산을 늘여가면서도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실천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들의 노력을 우리 사회가 같이 도와주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신기술의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제도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방안을 차근히 준비하는 것은 총량을 제한하는 방안보다 어렵고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따라서 제한하는 방안의 도입을 서두르는 것보다 먼저 논의되고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우산과 소금장수를 두지 않은 어머니도 많이 계실 것이다. 그리고 이러 분들도 하루하루 전 인생에 걸쳐 기후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하며 작은 노력을 함께 기울여 갈 것이다. 모두가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어떤 배출원의 배출량을 제한하거나, 어떤 배출원의 줄이는 활동을 어떻게 지원하거나, 어떤 이들이 좀 더 비용을 지불하게 하거나, 어떻게 비용을 거두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자.

날씨가 변한다고 하니 우산 판매는 누가 담당할 것인지, 소금은 누가 팔러 다닐 것인지, 우산을 들고 소금 팔러 나가는 이더러 소금자루를 잘못 쌓았다고 하거나 소금수레에 앉아서 우산을 잘 못 만들었다고 하거나, 차라리 우산도 소금도 내가 만들어 파는 것이 날씨가 어떻게 되든 가장 좋은 것 아니냐고 하는 등의 말을 담 너머로 듣고 싶은 사람은 없을 듯싶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남의 집일도 돌봐야 하는 일도 생긴다. 어려운 옆집 논에 물대는 일도 봐줘야 하고 필요하면 그집 아이 농삿일 공부도 시켜야 한다. 벌써 우리는 2억달러 어치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여러 집에서 벌써 그 약속이 공염불이 아니어서 나에게도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소금장수 아들 우산장수 아들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아들들 모두 아침에 일어나서 하늘만 쳐다보게 하지 말고 그 아들들 모두 앉혀놓고 차분하게 앞으로 할일 들을 찾아 일러주는 어머니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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