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도시의 기후변화 대응성과와 한계’라는 주제로 80여개 도시의 시장단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얼마남지 않은 기간,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C40라 불리는 이 행사는 세계 주요 대도시들이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2005년 Ken Livingstone 런던 시장의 제안으로 설립되었는데, 2005년 제1회 런던 회의를 시작으로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겨우 18개 대도시 대표들이 모인 첫 회의였지만 2회 51개 도시, 3회째인 올해는 무려 80개 도시가 참여할 만큼 그 규모와 내용이 성장하였다.

서울시는 이번 회의를 통해 2년전 제2차 뉴욕총회에서 합의된 실질적인 사업계획의 구체적 결과를 확인하고 그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정립행사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서울선언문도 채택하여 도시들의 기후변화대응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더불어 올해 말 열리는 코펜하겐 COP15차 회의(UNFCCC)에 앞서 UN과 각국의 중앙정부들이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감축목표에 합의하도록 강력히 촉구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시가 밝힌 것처럼 모든 내용들이 합의되고 실행되었으면 좋겠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하여 기후변화대응과 관련한 서울시의 현재적 모습도 진지하게 논의되어 부족한 점이 있다면 변화의 계기로 삼는 것도 의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서울시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국내 타 지자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경우 서울시의 시책과 제도가 타 도시에 그대로 반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몇해전 서울시는 기후변화대응과 관련하여 ‘서울친환경에너지선언’을 발표하였는데  2020년까지 서울시 총에너지사용량의 15% 줄이고, 1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총 25%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서울시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있다. 어쨌든 서울시가 탄소감축에 대한 과감한 의지를 보여준 이상,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선언 이후 서울시가 열의를 보이는 시책은 크게 두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또 다른 하나는 수소연료전지의 확대를 통한 감축이다.

서울시는 전자의 실행을 위해 ‘친환경건축물예규’를 만들었고 이후 지어질 신축·증축 건물에 대한 규제와 인센티브 방안을 적용해나가기로 했다.

건축물에 대한 발빠른 대응은 칭찬받을만 하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추진 동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확대 발표를 연달아 하고 있지만 알다시피 수소는 생산을 위한 자원한계, 가격한계가 그대로 존재하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기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를 이용하여 전기와 열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데, 여름철 부대로 발생한 열을 배수구를 통하여 버려야 하는 점, 그럴 경우 가뜩이나 열섬현상이 심각한 서울의 기온상승도 예측되는 바다.

흡수식냉방기를 통한 해법도 있을 것이나 이 경우 사용되는 전기량도 만만치 않다. 부작용의 연속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수소연료전지 그 자체만 탓할 수는 없겠지만 C40를 준비하는 서울시가 신재생에너지의 다양성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손쉬운 하나의 기술로 목표치의 상당부분을 감당하겠다는 것은 기술선택의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가는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문부서도 만들어져 있는만큼 더 폭넓고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

거대도시, 많은 인구, 좁은 부지, 모든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선언에 진정성이 있다면 한점의 바람과 태양도 놓쳐서는 안된다. 발상이 위대함만큼 실천도 그에 상응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총회가 말로만 결의하고 선언하는 단순 행사로 끝나지 않기 바란다.

서울이 목표로 한 온실가스 감축량 그리고 이의 달성을 위해 시가 가진 능력과 한계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그 한계가 정말 진정한 한계인가를 논의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 바란다. 그래야 국제회의다운 회의가 되지 않겠는가.

5월은 멀지 않았다. 뭔가 손님들에게 내놓을 만한 것을 지금에라도 구체화 하자. 실효적 계획으로 말이다. 그리고 모르는 것은 배우자. 때로는 세계 최초의 무엇(?)인가도 발표할 수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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