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의 화재는 주로 부주의한 불 관리로 인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화재는 일단 발생하면 빠른 시간에 대규모로 번져나가고 진화는 어려워 인명과 재산피해가 많아져 사회적 비용은 나날이 증가되는 추세에 있다.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초기에 불씨를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소방차는 교통 체증으로 인해 현장에 도착하기가 어려워졌고 또한 화재 지역에 대한 정확한 건물 정보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소방관은 경우에 따라 자신의 안전을 지키면서 화재가 옆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만으로도 진화효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할 정도로 불을 끄는 작업은 복잡하고 위험해졌다.

최근 10년간 화재 또는 구조·구급 현장에서 희생당한 소방관은 연간 4~5명 정도로 선진국에 비해 높다. 우리나라 소방관의 작업강도는 일본의 주간평균 40시간, 미국의 48시간, 영국의 52시간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개선될 여지는 낮아 보인다. 긴 근무시간은 소방관의 안전과 진화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개선할 것을 늘 지적해 왔고, 소방관의 3교대 근무제 도입도 논의한 지 오래되었다. 최근에는 소방관의 안전성 확보와 소장방비의 첨단화에 대한 논의 또한 많았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례는 없다.

역사의 상징물 국보 1호(숭례문)가 불에 휩싸이면서 국민들이 보여준 탄식과 비통함은 소방시설의 첨단화와 소방산업의 선진화를 추진하는 동력원으로 작용하는 듯 했으나 곧 화재현장의 물처럼 사라졌다. 화재 또는 재난현장에서 인명구조와 진압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방관의 개인적인 안전성 확보와 소방장비의 첨단화에 관련된 제품개발을 추진해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소방관에 대한 안전장치의 보완 없이는 또 다른 희생만을 강요할 뿐 효율적인 진화활동을 펼칠 수가 없다.

소방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헬멧과 소방복의 기능적인 안전성과 경량화, 첨단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소방관이 화재현장에 진입하여 자신의 안전을 지키면서 인명을 구조하고 진압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장치의 첨단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소방관이 휴대할 수 있는 조명장치, 영상장치, 유해가스 탐지, 데이터 송수신장치 등을 시스템적으로 구축하고 그 다음으로 소방관의 위치추적과 연기속에서 작업이 가능한 레이저 영상장비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소방관의 희생은 줄어들고 진화효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관 안전의 상징처럼 비춰지는 소방헬멧은 충격안전성을 많이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헬멧에 뿌려지는 물에 의한 시야확보의 어려움, 머리를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정도로 무거운 헬멧, 오랫동안 쓰고 있으면 멍해지고 머리를 압박하는 헬멧이 더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소방관의 안전과 작업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충격전달 에너지를 감쇄할 수 있는 안전구조를 갖추어야 하고 특히 경량화된 헬멧에 첨단안전 보조장치를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유용하다. 소방복도 기능성과 내열성이 우수한 첨단소재를 사용하여 제조해야 한다. 그동안 품질안전과 기능성보다는 저가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 또한 소방관의 기본장구에서 무거운 랜턴보다는 가볍고 밝기가 우수한 LED 조명장치를 사용하고 첨단안전 보조장치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면서 화재현장의 진압효율을 높이는 소방정책의 추진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화재발생은 남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소방안전 제품과 기술개발 지원책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소방관의 개인안전에 필요한 제품개발과 예산지원에 인색하지 말아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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