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7일부터 코펜하겐에서 2013년 이후를 준비하는 온실가스감축 기후변화회의가 시작되었다.

나라마다 입장이 달라서 쉽사리 결론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어떻든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17일 국무회의에서 2020년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대비 30% 감축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2005년 배출량을 기준으로는 2020년까지 4% 감축하는 것이다. 감축의무가 없는 국가에 대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최대 수준으로써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논의를 주도해 가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이는 ‘역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등산을 하다보면 후미에서 따라가는 것보다 선두 그룹에 끼어 산을 오르는 것이 훨씬 덜 피로하듯이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적극적으로 앞서가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리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책이 있지만 대별하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직접적으로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는 방법과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키는 대책이 되겠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발표한 2050년까지 2005년 기준 50%를 저감시킨다는 시나리오에 의하면 탄소포집저장 방법으로 19%, 비화석연료로 27%, 에너지 효율향상으로 54%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중에서 탄소 포집저장 기술은 개발 초기에 있기에 2030년까지 대규모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최근에 국회 기후변화대책특위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안’에서 원자력 관련 조항이 삭제되었다는 사실은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밖에 없다.

저탄소녹색성장의 주력에너지인 원자력을 제외한 기본 법안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지며 녹색성장 주도국가가 되려고 하는 시점에서 시작 단추를 바로 끼우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고 본다.

제도권은 제도권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영역이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의 의식과 행동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탄소발생을 최소화 시키려는 노력의 54%는 에너지효율 향상의 영역이며 이중에서 상당 부분은 에너지 소비를 줄임으로써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자료에 의하면 에너지 절약과 기존 시설의 효율 증가만으로도 202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의 2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산업현장에서건 가정에서건 국민 각자 각자가 에너지소비를 줄여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서울에 있는 모대학에서는 신축기숙사의 난방을 전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2차 에너지인 전기가 생산되는 과정을 잘 아는 지성인들도 국가전체의 틀에서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결정을 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 두 대가 병렬로 설치되어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주민들이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동시에 부르는 것을 목격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다. 이렇게 에너지낭비와 관련한 예들은 눈만 돌리면 주위에서 늘 볼 수 있는 현실이다.

연초에 타임지는 에너지 절약을 불, 석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에 이어 ‘제5의 에너지’로 규정했다. 에너지절약이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탄소배출저감방법이기에 새로운 에너지로 간주한 것이다.

미국에서 버려지는 전력을 모으면 일본 전체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전력을 모으면 북한의 전력난을 일거에 해결하고도 남을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시대가 지나갔다. 탄소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에너지의 사용이 각 가정에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미리 미리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 태도를 길러 환경도 보호하고 경제적으로도 풍요한 가정을 이루어 가야겠다. 마음먹은 대로 마음먹은 만큼 이룬다는 말이 생각나는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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