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전후해서 우리 기업의 해외광물자원투자가 대형화돼 가고 있다. 국내철강업계의 브라질 철광석(NAMISA), 호주 철광석프로젝트(Roy Hill, API) 및 석탄프로젝트(Foxleigh),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마다가스카르 니켈프로젝트(Anbatobi) 등 투자규모가 미화 수억달러에서 수십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해외자원확보(구매) 이외에는 별다른 부가가치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대부분의 투자는 주식이나 지분투자수준에 머물고 있고 그 중에는 프로젝트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간접투자로 무늬만 해외투자도 포함되어 있다. 자원개발에 따른 부가가치는 해외기업이 모두 차지하는 형편이다.

자원개발의 부가가치란 자원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용하여 자원산업의 전후방효과에 대한 경제적 이익이라고 정의해보자. 자원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보면 탐사/개발/생산/가공/판매 등의 단계로 대별해 볼 수 있다.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탐사단계이다. 리스크는 크나 비교적 작은 투자로 단계적인 진행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이 성공하면 대박을 낼 수 있는 전문가의 영역이며 벤처 캐피탈의 성격이 있다. 개발/생산단계는 대규모 자금능력을 가진 자원대기업의 영역이며 성공한 탐사프로젝트의 매입/인수를 기본으로 장기적 이익을 시현한다. 가공/판매는 자원확보를 전제로 이루어지며 이미 우리나라는 상당한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해외광물자원투자에서 고민해야 할 분야는 자원 탐사/개발/생산 단계에 참여하여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방안이며 정책개발이다. 이 분야는 기술, 인력 및 기업가정신(경영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는 부존자원이 없고 광산회사도 영세하고 해외광산경영경험이 없어 모든 기술 및 경영능력을 외국에 의존하여 처리해오고 있다. 과연 그런가? 계속 그렇게 하여야 만할까?

해외자원투자의 부가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의를 한다. 국내 광업의 경험 및 기술, 경영인력을 최대한 활용하자. 국내광업은 몇십년 전만하더라도 세계적인 광산을 보유, 운영한 경험이 있다. 대한중석의 상동 광산, 영풍광업의 연화 연·아연광산, 석탄공사의 장성탄광, 쌍용 시멘트의 석회석 광산 등이 그것으로 아직도 기술 및 경영노하우가 국내 광업계에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광업계의 해외동반진출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미 국내 토종 석탄회사인 삼탄이 인도네시아에서 연산 수천만톤의 석탄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석탄회사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

해외광산회사의 경영권을 100% 인수하자. 해외탐사/개발/생산을 수행할 수 있는 광산·기술회사를 100% 인수하여 이 회사를 통해 국내해외자원개발의 진출 교두보를 만들자. 현재 석유업계가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공기업이 주도하여 추진하자.

해외자원개발 기술지원시스템을 국가적으로 강화하자. 국내 민간부문의 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경영인력 부족으로 프로젝트의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잘못된 의사결정을 막아주기 위한 국가적인 기술지원의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공기업의 기술지원사업은 자체사업 우선전략으로 과거보다 상당히 축소되어 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광물자원 탐사를 지원하자. 세계적인 자원기업은 초기에 탐사기업으로 출발했다. 석유·가스분야처럼 성공불방식의 탐사지원을 광물자원에도 확대해야 한다. 희소금속의 경우처럼 광물자원의 중요성이 석유·가스를 향후에 넘어설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