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판산업이 활성화된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프로판 수요증가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효과와 연탄, 석유 대체 효과에 따른 것으로 1990년대 들어 도시가스 보급이 확산되면서 프로판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1997년 소비의 정점에 달한 프로판은 현재까지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판 소비감소가 시작된 1998년부터 부탄을 사용하는 RV형 차량의 보급 확대로 차량용 부탄의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2001년부터는 물량 기준으로 부탄의 소비가 프로판을 앞서기 시작했고 프로판 소비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부탄 소비가 늘어나 LPG 전체소비는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1차 에너지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2002년부터 부탄이 소비 정체기에 접어들고 프로판은 계속 줄어 2003년부터 LPG 전체 소비가 줄어들게 됐으며 현재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LPG 등 수송용 연료에 대한 에너지세제개편이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쳐 있었다. 그 결과 때문인지는 몰라도 부탄산업의 경우 프로판에 비해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제1차,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이 부탄 생존 기반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부탄 소비 증가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앞으로 탄소세 또는 환경세 등 도입을 위해 제3차 에너지세제개편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각 연료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는 수송용 연료의 유종별 상대가격 조율을 통해 에너지산업의 안정 및 수급을 효과적으로 조율하려는 반면 각 연료업계는 세제개편 결과에 따라 수송용 연료시장의 점유율이 달라져 각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 활발한 활동과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석유업계의 경우 클린디젤차의 고연비, 친환경성을 강조하면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경유세금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클린디젤 글로벌 포럼, 클린디젤차 포럼 창립 등을 통해 활발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디젤하이브리드 버스를 시범운행할 계획이다.

향후 유종별 수송용 차량 증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LPG업계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업계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고 관련 전문가 등 인적네트워크가 떨어져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CO₂ 규제를 위해 해외에서는 LPG차량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는 등 해외 사례 조사는 물론 경유차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등이 초미립화될 경우 눈에 보이지 않아 환경성은 개선됐다고 볼지 몰라도 국민들의 건강 유해성은 오히려 더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초미립화된 미세먼지는 공기를 통해 사람의 호흡기 계통에 달라붙어 건강측면에서는 더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연료간 상대가격 비율 현황

경유와 LPG상대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85%, 50%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에너지 세제개편 정책은 현재 그대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원유 가격 상승으로 경유와 LPG가격이 휘발유의 85%, 50% 수준을 넘어섰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07년 7월 마무리된 제2차 에너지 세제개편에서 휘발유와 경유, LPG의 상대가격비율이 100대 85대 50으로 설정된 목표를 넘어섰지만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이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서 조사한 세후 소비자가격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전국 휘발유 평균 소매가격은 리터당 1,704.11원, 경유는 1,502.26원, LPG는 902.92원으로 상대가격비율은 100:88:53이었다.

휘발유와 경유, LPG 상대가격 비율이 정부 목표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 상황에서 국제 휘발유, 경유, LPG가격 상승 비율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제품과 LPG가격은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연동돼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휘발유와 경유, LPG가격이 변동될 때마다 목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세율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한 일이다.

특히 2013년 이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세제를 다시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00년간 누적 배출량은 70억톤(1900~2000년)으로 세계 22위, 10년간 누적 배출량은 40억톤(1990~2000년)으로 세계 11위, 2005년 배출량은 5억9,400만톤으로 세계 10위, 1인당 배출량은 11.1톤으로 OECD 가입국 중 17위, 배출 증가율 측면에서는 99%로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21세기 말 기온은 최대 6.4℃ 상승, 해수면은 59cm 상승해 일본 도쿄, 뉴욕 등 주요 도시가 침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비용이 2050년까지 연간 세계 GDP의  5~2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에서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탄소세 또는 환경세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수송용 업계, 세제개편에 민감한 이유
 
정부의 에너지세제개편에 국내 자동차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에 따라 수송용 연료소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최도영, 김수일 연구원은 2008년 5월 ‘승용차 연료 상대가격 변화의 파급효과'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내 승용차시장이 정부의 에너지세제개편에 따라 출렁거린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승용 일반, 승용 다목적형 등 자가용 승용차의 보유구조가  휘발유 승용차는 1993년 95.5%, 1996년 94.6%, 1999년 92.3%, 2002년 80.6% 등으로 비중이 점차 낮아져 2006년에는 69.9%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유와 LPG차 비중은 1차 에너지세제개편 이후 빠르게 늘어나 2006년말 기준으로 경유차 19.3%, LPG차 10.9%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연도별 연료별 신규등록대수 증감현황을 통해 경유차와 LPG차의 신규등록 증가분이 휘발유차의 증가분을 능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연료별 승용차 대체 현상이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 1, 2차 에너지세제개편에 따른 승용차 연료간 가격조정에도 불구하고 경유차를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고 풀이한 바 있다.

에너지세제개편 어떻게 돼 왔나

정부는 2000년대 들어 두 차례에 걸쳐 휘발유와 경유, 수송용 LPG의 상대가격 비율을 조정했다.

정부는 2000년 7월 휘발유와 경유, LPG의 상대가격비율을 100:75:60으로 조정했다. 정부는 당시 세제개편에서 IMF 이후 LPG차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송용 연료간 상대가격의 왜곡이 심화돼 사회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점을 주목했다. 정부의 제1차 세제개편으로 인해 경유자동차가 급증하고 LPG자동차 증가세가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 후 2005년부터 경유승용차 국내 시판 허용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기오염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2005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3년간에 걸쳐 휘발유와 경유, LPG의 상대가격비율을 100:85:50으로 재조정하는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경유자동차 증가세는 둔화되고 LPG자동차 증가율이 소폭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제3차 에너지세제개편 논의 언제?

3차 에너지세제개편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환경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는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한 바 있어 세제개편에 대한 실질적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의 경우 환경친화적 세제로 전환하기 위해 환경 또는 탄소세 개념을 적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던 교통에너지환경세를 2012년말까지 3년간 연장한 바 있지만 에너지세제개편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친환경자동차세제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가지는 등 여론 수렴에 나섰다.

공청회 당시 관련 업계는 물론 전문가간 첨예한 의견대립 양상이 표출됐으며 현행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세가 CO2 또는 연비기준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는 탄소배출량을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 반영하는 한편 에너지 및 자동차 관련 세제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해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경부는 수송용 연료체계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지난 2월 완료한 후 지금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유가 품질 개선에 따라 환경성이 좋아졌으며 오염물질 배출량이 감소해 수송용 연료간 상대가격에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각 부처 차원에서 전문가를 통한 연구용역 등이 시행되고 그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부처간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별 자동차 배출가스 공방, 진실은?

휘발유와 경유, LPG 등 수송용 연료의 자동차 배출가스 분석은 주행모드에 따라, 연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각 연료업계는 자기 업계에 유리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는 연구기관의 결과를 인용하기에 분주하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 2009년 실시한 자동차 연료별 배출가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LPG차량이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와 경유, LPG 등 각 연료별 차량이 있는 쏘나타 2.0 3종에 대한 배출가스 특성을 분석 및 비교 결과에서는 CVS-75 모드와 ECE15+EUDC 모드에서 LPG차량이 이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정부 공인 연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동일모델 차량에서 LPG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휘발유차에 비해 월등히 낮고 경유차에 비해서는 낮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 연구기관에서도 LPG의 CO2 배출량이 경유, 휘발유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환경부가 올해 발표한 유종별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 현황에 따르면 경유차의 경우 국내 배출가스 평균치인 2.87 등급을 넘는 3~5급 차량 비중이 전체의 86.4%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LPG는 전체의 57.9%가 배출가스 등급이 우수한 1~2급에 분포돼 있으며 4~5급 단계에 해당하는 차종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질환 등을 유발하는 미세먼지를 LPG자동차는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임종한 인하대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유차량에서 배출하는 미세입자가 독성이 강해 인체 호흡기에 천식 유사 증상 등은 물론 호흡기 염증, 폐기능 저하 등 만성 영향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세제개편에 대한 업계 동향

NOx, PM 등 디젤 배출가스 문제 때문에 2차 세제개편 당시 상대가격비율이 불리하게 설정됐다고 바라보고 있는 석유업계는 ‘연비규제 대응을 위한 연료믹스 연구’ 등과 같은 연구용역을 실시해 정부측 연구결과에 대한 대응논리 마련에 나섰다.

우선 석유협회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개발된 커먼레일 엔진기술 도입, DPF 등 후처리장치 부착으로 배출가스가 저감됐으며 CO₂가 적게 배출되는 점을 강조하면서 디젤차 보급확대가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소책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한 LPG는 연비가 낮고 수입연료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클린디젤 글로벌포럼은 물론 클린디젤 창립포럼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또한 클린디젤자동차 부품개발 및 조기 양산화를 위한 ‘클린디젤자동차 핵심부품 산업육성’ 사업이 지경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광주지역에 클린디젤차 부품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 2016년까지 1조8,761억원을 투자해 100곳의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한편 부품 생산 5조, 30억달러의 수출 목표가 수립되는 등 석유업계는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게 됐다.

석유업계는 디젤하이브리드버스 개발사업 협약식을 체결해 6개 도시에 하이브리드버스를 시범운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택시업계와 손 잡고 경유택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택시의 연료 선택권 확대를 추진해 LPG와 동일한 보조금 지원 등 클린디젤 택시 사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택시 연료용 경유에 대한 연료비 지원을 위한 법률개정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경유택시는 일부 섬지역을 제외하고는 운행되지 않아 그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자금 및 인적 네트워크가 석유업계에 비해 부족한 LPG업계는 아직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업협회를 중심으로 세제개편 대응을 위한 특별회비 모금에 나서고 있지만 모금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수송용 연료체계 개편에 대응해 LPG가 불리한 입장에 놓이지 않도록 연구용역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LPG품질은 물론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 LPG엔진개발 등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LPG자동차와 관련된 포럼 또는 세미나를 개최해 대응 전략을 세워 나갈 계획이다.

실태와 향후 전망

LPG차량 증가로 인해 수송용 LPG판매량이 증가했던 LPG업계는 클린디젤을 앞세워 공략에 나서는 석유업계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석유업계는 클린디젤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제3차 세제개편에 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연비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경유는 유해 배출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경유 품질을 높이는 한편 클린디젤 엔진기술이 나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미세먼지 등이 크게 줄어 LPG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국회 연구단체인 클린디젤 자동차포럼이 발족되면서 이 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은 물론 이상득 의원 등 유력 의원들이 지원을 하고 있다.

수송용 연료업계간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3차 에너지세제개편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가 각 연료 업계의 사업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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