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한국석유관리원이 주최한 유사석유제품 추방결의대회가 있었다. 가짜휘발유, 가짜경유, 가짜LPG 등으로 통칭되는 유사석유제품은 태생 자체가 정부의 왜곡된 세수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즉 휘발유의 경우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 비율이 최종 소비자가격의 53%에 달하고 경유도 46.2%, 운수용 LPG도 25.9%이다.

따라서 세금을 회피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30% 이상의 이익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유류세의 구조다.

이렇다 보니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가짜 석유제품을 제조하고 유통 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내 석유류 제품 가격이 OECD국가들의 중간 정도라고 강변해 왔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석유류에 붙는 세금의 비율이 중간 정도인 것이지 결코 최종 소비자가격이 중간 정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휘발유의 경우 미국은 세금이 17.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3.1%로 미국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도 6% 이상 세금이 높아 그만큼 최종 소비자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유의 경우도 세금이 미국 17.6%, 일본 34%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6.2%로 미국의 2.6배, 일본 보다 12% 이상 높다.

따라서 세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전에는 결코 유사석유제품을 근절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로서는 매년 총 세수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석유 관련 세금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언제까지 국민들의 주머니만 털어서 손쉽게 세수를 확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울러 가짜석유제품을 근절키 위해서는 일물일가(一物一價)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현행과 같이 석유제품 가격에 이런저런 논리를 대입해 면세유 등 복잡한 가격체제를 유지하는 한 결코 가짜석유제품의 제조와 유통을 뿌리 뽑기 어렵다.

그래도 이처럼 난해한 문제를 안고 있는 유사석유제품을 추방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이날 상을 받은 수상자들의 노고는 우리 모두 함께 격려해야 할 일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