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중국 및 인도 등 신흥공업국의 급성장으로 인해 전 세계 에너지수요는 203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공급 가능한 에너지자원은 한정돼 전 지구적 에너지자원 확보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심해석유자원은 최근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각국의 규제강화로 당분간 개발이 억제될 것이다. 그 대안으로 비전통석유가스자원과 북극의 석유가스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비전통석유가스자원은 오일샌드, 셰일가스 및 석탄층가스 등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한때 주춤하다가 최근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고 북극의 석유가스자원은 북극권 빙하가 녹으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북극권에는 대략적으로 세계 석유매장량의 약 25% 정도가 부존돼 있다고 한다. 이는 향후 중동지역을 대체할만한 미래의 주요 에너지공급지가 될 전망이다. 이 지역은 겨울 날씨가 영하 30∼60℃를 넘나드는 혹한기의 극한환경으로 고난도의 기술력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상승과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극 빙하가 점차 녹으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인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러시아,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및 덴마크 등 인접국간에 자원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근래에 독일, 중국, 일본 등이 가세하면서 경쟁력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며 우리나라도 최근 이와 같은 열기에 합류했다.

유럽의 관문역할을 하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이나 아시아와 중동을 연결하는 중심지에 위치한 싱가포르의 경우 자국도시의 지리적 위치와 선진화된 금융시스템을 이용해 오일허브 역할을 담당함으로서 막대한 부와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국자원이 부족해 수출로 먹고 살아가야 한다. 과거에는 값싼 노동력과 고 에너지가 소비되는 공산품을 수출해 먹고 살았다면 미래에는 국내에 풍부한 고급인력을 활용한 고도의 지식기반을 수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지식기반 산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를 북극권 자원신대륙 선점을 위한 동북아 자원개발 기술허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자원개발 기술허브란 자원개발전문기업들이나 관련 기술서비스 및 금융기업들이 밀집되어 있어 자원개발산업이 활성화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향후 세계 최고의 에너지소비지역인 동북아와 자원이 풍부한 동시베리아 및 극동과 북극권에 가까운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세계 최고수준의 조선, 해양플랜트 및 IT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여건을 잘 활용한다면 북극자원개발에 필수적인 석유가스개발 시설, 기술서비스 및 금융을 제공하는 핵심도시로 발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이들 지역에 공항, 항구 등 산업발전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야함은 물론 관련 법제도의 신설 및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반면 지방정부는 지역특색에 적합한 해외의 유망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자원개발 동북아 기술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최근 타결된 한-EU 및 한-미 FTA는 이 같은 생각을 현실화 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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