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충섭 연구소장
지난 겨울 특히 1월과 2월 중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디젤자동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가 다수 발생해 자동차사에서는 연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 자동차용 경유에 대한 품질 검토를 제기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자동차 연료공급계통의 문제인지, 연료 품질의 문제인지, 구체적인 시험평가를 통해서 규명하기 전에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1996년도에 ‘휘발유등의품질확보등에관한법률'을 제정해 석유제품의 품질확보를 도모했으나 자동차용 연료 품질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2001년에는 고농도 알콜함유연료의 사용으로 차량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연료와 차량문제를 조사하기도 했다.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종합에너지조사위원회', ‘석유부회', ‘연료정책소위원회'를 설치해 자동차 적용평가를 함으로써 품질문제를 규명하고 연료중의 메탄올 혼합을 제한하게 됐다. 이후 자동차기술 발전에 따른 연료품질개선과 바이오디젤, 바이오ETBE 등의 대체연료를 상용화하기 위한 실증평가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동안 석유제품과 관련한 품질문제가 간헐적으로 발생해 왔다. 특히 2005년에 ‘석유사업법'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으로 전면 개정해 바이오연료, 석탄액화연료 및 DME 등의 석유대체연료의 보급기반을 조성,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이들 석유대체연료에 대한 연료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차량적용 평가를 통해 성능 및 안전, 환경을 고려한 적정 혼합비율을 도출해 연료로서의 품질향상 연구 등이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에너지 기술개발 사업은 대부분 공정개발 등을 통한 생산연구에 집중하고 있어 실제 차량용 연료로의 보급은 대체연료 중 극히 일부인 바이오디젤만이 자동차용경유에 2% 혼합해 상용화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서는 대기환경 개선에 중점을 둔 오토오일 프로그램을 적극 검토해 금년부터 착수할 예정이다. 이는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으나 자동차용 연료뿐만 아니라 난방유 등의 산업용 연료를 포함한 석유제품과 석유대체연료 전반에 대한 성능과 안전을 고려해 심도있는 품질연구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석유와 석유대체연료 품질향상과 관련 국내 시스템으로는 지식경제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석유관리원에서 품질관리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현안 위주로 연료워킹그룹을 운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석유대체연료 상용화를 위한 자동차와 난방기기 등에의 적용 평가, 기술적 적정 배합비율 도출 및 유통시스템 개선, 기후변화와 자동차 성능향상에 따른 품질 개선, 유사석유제품으로의 전용 방지를 위한 최적 식별제 선정과 시험방법 개발 등 석유와 석유대체연료 품질 전반에 대해 기초적인 문헌조사와 실증시험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그 자료를 축적해 현안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나 재원조달이 여의치 않아 체계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지 못해 효과적인 대응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석유자원 보유국가의 내정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속히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제품의 효율적 사용과 에너지원의 다양화 차원의 석유대체연료의 보급 확대 등의 시대적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석유와 석유대체연료 품질향상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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