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우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EIP사업단 공학박사
공생(Symbiosis)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희랍어에서 유래했으며 sym은 ‘함께’라는 어근과 bios는 ‘삶’ 이라는 의미로 ‘함께 사는 삶’을 뜻한다. 생태계에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개미와 진딧물의 관계처럼 서로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되는 관계를 말한다.

산업단지에서 공생은 영국의 NISP(National Industrial Symbiosis Programme), 덴마크의 Kalundborg 및 우리나라의 생태산업단지(이하 EIP:Eco Industrial Park)에서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다.

영국의 NISP는 기존 산업체에서 생산 활동 후 발생하는 부산물을 수요와 공급에 대한 연결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기업의 원가절감, 자원의 절약, 청정생산환경을 가져올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덴마크의 Kalundborg의 경우 조직적이기 보다는 도시에 입주한 기업과 지역주민에 의해 자연 발생적인 공생으로 시작해 정착된 사례다. 생태산업단지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진 않았지만 그 효시가 된 산업단지다.

에너지 및 자원의 순환은 초기에는 자생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현재 칼룬버그시에서 운영하면서 공생을 위한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Asnaes 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발전배열을 이용해 제약회사, 정유회사 등에 공급하고 제약회사에서 나온 유기슬러지는 농가나 축사에 공급하는 등 생태계 먹이 사슬형태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산하 8개 사업단을 구성,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앞에서 기술한 나라와 달리 중앙정부 주도적으로 산업단지가 밀접한 지역을 대상으로 보다 조직화해 큰 성과를 이뤄내고 향후 한국형 EIP를 구축해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 확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EIP사업단의 Sub단지인 신평·장림산업단지는 과거에는 부산의 외곽지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부산의 주거지역 확대로 인해 아파트 및 주거시설이 들어왔고 공단과 주거시설이 밀접된 지역이다. 많은 민원으로 인해 지역 주민과 갈등을 가져오고 주거단지는 노후화와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생태산업단지의 개념을 접목해 염색공단에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주거지역에 집단난방으로 공급해 주민들은 난방비 절약과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열원판매로 나온 수익금의 일부를 다시 지역 장학금 등에 활용함으로써 지역주민과 사회와 공생의 길을 열어 갈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최근 이상기온과 유가 상승으로 인해 농산물가격이 급등해 국가적으로도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경작면적의 축소, 농촌 인구 감소 등으로 향후 이와 같은 문제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 대두 되는 것이 근거리 이송 먹거리(Food Mileage)다.

지역에서 소비되는 먹거리는 지역에서 얻음으로써 이송에 들어가는 에너지자원을 아껴 원가절감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도심형 식물공장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시설투자비에 비해 경제성이 답보되지 않아 사업화가 더딘 실정이다.

부산EIP사업단은 도심 내 대규모 에너지시설인 발전소의 발전 배열이나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의 소각열 등을 회수하여 식물공장에 공급으로 작물재배 원가 40%까지 절감이 가능함으로 경제성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생산 60%, 수출 75%, 고용 47%를 담당하는 산업단지가 현재는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혐오시설로 치부되면서 많은 민원과 해외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없어서는 안 되는 국가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은 산업단지의 미래는 지역과 사회에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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