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인 김영진(56, 성서원 대표)씨가 1965년 첫시집 ‘초원의 꿈을 그대들에게’ 이후 35년만에 두번째로 ‘희망이 있으면 음악이 없어도 춤춘다’를 내 장안에 화제와 함께 호평을 얻고 있다.

1952년 창간이래 지령 500호에 이른 아동잡지 ‘새벗’ 발행인이면서 잡지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오로지 출판의 길만을 걸어오면서 틈틈히 써 온 주옥같은 시를 모아 낸 것이다.

때론 지치고 슬플 때 / 나는 수양리의 어머니 곁으로 간다 / 느티나무처럼 오래 기다리며 / 언제라도 나를 맞아 주시는 어머니 / 야성 宋씨 가문의 딸로 곱게 자라 / 안동 김씨 문중으로 시집 와서 / 열두 남매 낳고 / 칠남매를 밤톨처럼 키우셨다 //시인의 고향마을 풍경과 가문의 내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수양리에 가면’이란 시다.

김 시인의 시는 이 시처럼 모두가 다 쉽고 평범한 언어로 쓰여져 있으며 소재 또한 유년의 기억과 고향에 대한 추억, 도시 생활속에서의 평범한 일상이 전부라서 더없이 따뜻하고 친근감을 안겨준다.

일곱 살에 여름이었다 / 이른 아침 / 선들박이 산에 나무하러 올랐다가 / 청솔가지 사이로 솟아오르는 / 해를 처음 보았다 //어릴 때 뛰어놀던 고향 예천의 산과 들, 그때 바라보던 해와 저녁노을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는 김 시인의 ‘나는 일곱살에 해를 보았다’라는 시다.

우리가 날마다 무심코 보아 넘기기 십상인 해를 일곱살 어린나이에 보고, 가슴에 품은 시인의 범상치 않은 안목이 ‘시’라는 또 다른 해로 승화되어 이 겨울 우리에게 따뜻한 햇살을 선사하고 있음이 아닌가.

이 시집에는 또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 62인의 예쁜 그림이 시 한편 한편에 곁들여져 있어 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기쁨에 젖게 해 준다.

지은이·김영진, 펴낸곳·(주)웅진닷컴, 값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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