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FPSO, 국내 조선산업 ‘성장 열쇠’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최근 몇 년동안 조선업계는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부진으로 상승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조선업계의 경기침체는 전방산업에 의지하는 단조업 등 부품업체들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만큼 전체적인 산업부진으로 이어졌다.

최근 유가 고공행진으로 LNG수요가 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LNG선박과 FPSO설비가 원가 경쟁력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LNG선박과 FPSO설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각 기업별 현황과 경쟁력을 통해 조선업계의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 가능성을 전망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LNG선박·FPSO의 급성장

LNG선 시장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100여척이 발주될 정도로 초호황을 누렸지만 2008년 이후 금융위기의 여파로 발주량이 급감했다. 

LNG선 시장 침체는 국내 조선업계의 전체적인 경기침체 분위기로 확장돼 조선업계의 불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날로 확대되는 가운데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LNG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LNG선 발주도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여러차례 제기돼 왔다.

최근 고유가와 동일본 강진 여파로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발전소 수요가 늘면서 LNG를 실어나르는 선박 발주가 급증하고 대형 4개사인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의 LNG선박 및 설비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원전사태 이후 천연가스를 이용한 가스터빈발전소 의존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해외에서도 원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으로 LNG선, FPSO 등 관련설비가  중장기적인 트렌드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LNG선박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LNG선박 공급은 부족하다보니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박 해외수주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수주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30개월만에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석유, 석탄 등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기존 화력발전소를 LNG로 가동하려는 국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NG수요량도 늘고 자연스럽게 FPSO 등 시추설비와 LNG운송선박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 해양플랜트 전체 성장으로 이어지다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박과 FPSO설비의 수주 급상승은 드릴십, 해양작업설비 등 해양플랜트분야 전체에 걸친 성장을 불러오고 있다.

해저에서 FPSO설비를 운영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원유 생산지대에 구멍을 뚫고 설비를 연결하는 드릴십 △ LNG선박에 원유를 정제해 공급하는 장치 등 작업선박 △원유 생산 해상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장기간 작업을 보장하는 편의시설인 해양작업설비 △현장 인력에 식량, 식수 등의 자재를 공급하는 해양작업지원선 등의 부가적인 수주가 더불어 진행되고 있으며 LNG수요 상승세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운송선박과 함께 FPSO설비의 수주도 급격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FPSO설비 중에서도 LNG생산설비와 액화설비, 저장설비를 모두 갖춘 LNG-FPSO설비가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을 높여주고 있다. 해상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한 뒤 저장하고 있다가 LNG운반선에 액화 상태로 옮겨 실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대형 특수선박으로 LNG-FPSO가 주목받고 있다.

LNG-FPSO는 전세계에 2,400여곳으로 추산되는 매장량 1억톤 이하인 중소 규모의 해양 가스전 개발에 적합하게 맞춤 개발됐으나 대형 가스전에도 투입할 수 있다. 기존의 대형 LNG운반선보다 가격이 4배 이상인 고부가가치 복합선박으로서 2008년 삼성중공업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기존의 해상 천연가스 시추시설에는 액화 가공 및 저장소가 없어 생산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액화·저장 단계를 거쳐 다시 LNG운반선에 옮겨 운송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이로 인해 LNG운송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돼 왔으며 파이프라인설비 구축에도 많은 기술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LNG-FPSO는 심해가스전에서 기체 상태의 가스를 추출해 이를 액화시켜 선박에 옮기는 생산·액화·저장을 한꺼번에 처리해 기존의 방식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준다. 한 지역에서 생산이 끝나면 다른 가스전으로 이동할 수 있어 ‘바다 위의 LNG 공장’이라 불리며 설비 수주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 조선사들의 향후 과제

석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LNG수요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심해유전이나 가스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아프리카, 중동, 러시아, 북해 등지에서 LNG 운송선박과 LNG-FPSO 등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심해유전과 가스전 개발설비, 운송선박부문에서 해외 주력 조선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해양플랜트부문에서 해외업체들의 제품과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경쟁력 강화 방안이 국내 조선업계에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국가 중 하나인 중국도 최근 처음으로 LNG운송선박 제조에 성공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LNG선박 및 FPSO설비 건조 및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심해에 매장된 가스 확보를 위한 드릴십, 해양시추선박 및 설비 등 해양플랜트 전체에 걸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전세계 어느 지역에든 투입이 가능하고 효율성 있는 작업이 가능한 선박 및 설비 기술개발이 계속 돼야한다.

또한 전기추진 방식 LNG선 등 기존 스팀 추진방식 LNG선보다 가격은 2~4% 정도 더 비싸지만 연료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선박이나 운송되는 LNG의 기화증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장치 등이 향후 LNG선박, FPSO설비 등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부문에서 경쟁우위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및 설비 건조기술은 세계1위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기술력 강화부분에서 해외업체들보다 유리한 입지에 놓여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4대 조선사들은 ‘자항추진 FPSO’와 극지방에서 해상 원유 채굴이 가능한 드릴십, 에너지절감형 추진방식 엔진 등 경제성과 효율성을 갖춘 기술개발을 끊임없이 진행해 왔다.

LNG수요 상승과 함께 진행되는 LNG선박과 FPSO의 수주 상승은 향후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걸친 경기 회복세 전망과 동시에 각 조선사들에게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국내 중공업계의 조선산업 전반에 걸친 끊임없는 성장과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 삼성중공업의 LNG-FPSO
▲ 현대중공업의 우산 FPSO
▲ STX조선해양의 LNG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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