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유유통업계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겪고 있다.

그동안 유통의 핵을 담당했던 ‘단일상표표시제’가 벼랑 끝에 몰려 있는 현실에서 업계의 명암은 너무 뚜렷이 갈린다.

석유유통의 투명성과 편리성을 강조하며 시장에 나선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주로 부판점과 소수의 직영체제를 유지하는 수입사도 나쁠 것 없다는 눈치다.

하지만 정유사는 고민이 많다. 융단폭격식으로 이뤄지던 각종 주유소지원과 마케팅비용이 고스란히 무게추에 더해져 그들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추론만 무성한 新제도(유통에 관한고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당분간은 심한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열악한 주유소의 지원금을 끊고, 융자금을 상환하고, 시설을 늘리는 등 일순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리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질서에 시나브로 편입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지금부터 이러한 모든 상항을 대비해 만전을 기해야 할 처지이다.

그렇다고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팔짱끼고 콧노래 부르고 있을 입장도 아니다. 1년이라는 기간동안 시장을 훑었지만, 여전히 수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을 경험했다.

비록 유통시장이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어도 인식확대와 수익모델 창출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제 석유유통업계도 심기일전의 자세로 변해야 한다. 일고 있는 변화에 소극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닌, 선두에서 변화를 주도해야만 적자생존, 무한경쟁의 시장변화에서 진정한 적응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장성혁 기자 shjang@en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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