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연 한국LP가스공업협회 상무
[투데이에너지] 최근 인터넷이나 신문지면을 통해 쏟아지는 클린디젤자동차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자동차 연료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과연 클린디젤이 무엇인가 또 다시 자문하게 된다.

보통사람들은 "클린디젤, Clean Diesel"하면, 단순히 디젤 앞에 붙어있는 "Clean"이란 단어에서 오는 이미지 탓에 기존 시커먼 이미지의 디젤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 깨끗한 새로운 연료인가보다 하고 착각하기 쉽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정유업계의 “마케팅의 승리?” 의 결과이다.


클린디젤이란 무엇인가?

공교롭게도 백과사전이나 정보의 바다로 알려진 인터넷에서 조차도 클린디젤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연료 자체를 말한다기보다는 성능이 개선된 디젤엔진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한 자동차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며, 굳이 정의하자면 “클린디젤”이 아닌 “클린디젤자동차”가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클린디젤자동차는 무엇인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클린디젤자동차는 커먼레일, 터보차저 등의 신기술이 적용된 디젤엔진에 고가의 매연저감장치(DPF : Diesel Particulate Filter)가 장착되어 기존 디젤엔진보다 연비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 성능을 향상시킨 디젤자동차를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DPF부착으로 디젤자동차의 환경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즉, 정확히 말하자면 디젤연료 자체가 클린하다는 말은 아닌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국의 모든 주유소에서는 그들이 말하는 클린디젤이 판매되고 있다. 그럼 그 클린디젤 연료를 주입한 대형 덤프트럭이나 낡은 디젤차의 꽁무니를 유심히 지켜보라.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시커먼 매연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도 바로 그들이 말하는 클린디젤이다.

기존 디젤자동차가 사용하면 매연덩어리 디젤이 되는 것이고 일부 신형 디젤자동차가 사용하면 클린디젤이 되는 것이다.
 
최근 정유업계와 해외 유명 디젤엔진 제조업체는 국내에 디젤택시를 도입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에 동조해 택시용 경유를 면세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기존 LPG시장을 디젤로 대체해 디젤의 내수 판매를 확대할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클린디젤자동차의 매연저감기술의 핵심인 DPF의 내구성(보증기간 15만km전후)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간 주행거리가 10만km를 초과하고, 주로 도심지역을 운행하는 택시에 디젤택시가 도입될 경우 도심지역의 대기오염과 국민 건강이 심히 우려된다.

일부 의학전문가들은 DPF로도 걸러내지 못하는 극미세물질과 디젤차에서 유독 많이 배출되는 NOx가 오히려 인체에는 더욱 치명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암학회와 미국국립암연구소, 환경보건과학연구소는 디젤 배기가스를 발암원인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디젤 배기가스는 정자의 활동성을 저하시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이 지난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그들도 디젤 배기가스가 인체에 얼마나 치명적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물론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 추구일 것이다. 다만, 정유사는 우리나라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최고의 대기업들인 만큼 눈앞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동반성장을 통한 중소기업 상생에도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어주길 바란다. 

정부도 국민건강과 국가산업의 균형발전, 사회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디젤택시 도입에 신중하게 접근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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