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은 이 도시를 떠나려 했었다


뿌연, 탄 색의 하늘 탓만은 아니었다

생기름 타는 타르냄새 탓만도 아니었다

메말라 쉰듯한 바람소리 탓만은 더 더욱 아니었다

혈관에 두껍게 낀 콜레스테롤들이

강물처럼 흐르던 詩心을 가로막고

하늬바람 타고 불어오던 詩情마저 잠든 어느날

시인은 미녀의 도시로 초대받았다


미녀의 눈을 빌어 도시를 바라 보았다

뿌연, 탄 색의 하늘은 별빛으로 찬란했고

창공에 타르 냄새도 그곳엔 없었다

창가에 흐르는 찬란한 불빛들은 詩心을 실어 나르고

詩情어린 바람도 강물위에 유유히 흐른다


미녀의 도시는 참 아름다웠다


시인이 미녀가 되던 날

잊혀진 꿈속에서는

眞 善 美 색색의 등불이 켜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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