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태 UNIST 테크노경영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2012년 후반기 에너지시장의 최대의 화두는 아마도 셰일가스의 도입과 활성화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원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석탄 등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고 특히 원유의 중동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은 셰일가스의 상용화와 미국의 수출 해제 조치는 한국의 원유 및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예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는 현재의 시장환경을 바탕으로 한 예상이기 때문에 성급한 장밋빛 기대보다는 한국이 어떠한 준비를 해야할 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9월21일 기준 NYMEX에서 거래되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이 약 2.9달러인 반면에 같은 양의 셰일가스 채굴원가는 약 3달러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 셰일가스를 위해서 운송되는 비용 및 기타 마케팅 비용을 고려할 경우 최소 약 10달러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 이하로 하락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것은 실제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별다른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만약 현재의 기대와 같이 셰일가스가 제품유 특히 나프타나 벙커C를 대체할 수 있을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 일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프타나 벙커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시설적인 측면에서 투자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경제성을 판단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많은 보고서들이 현재 셰일가스 활성화의 대표적인 저해요인으로 인프라의 부족을 들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과거의 원유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BP나 Shell과 같은 메이저 회사들이 셰일가스의 채굴, 정제 및 판매를 과점하는 시장이 형성될 경우 메이저 회사들이 기존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원유관련 자산과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최상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할 것이다.

이들 기업들의 경우 전세계적인 에너지시장의 판매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셰일가스시장에서 한국이 기대하는 경제성은 가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셰일가스나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원유에 대한 수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기대)잉여물량이 있기 때문에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서 수출을 허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셰일가스에 원유 수요를 잠식하고 미국에서 셰일가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에도 수출을 가능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각국이 자원에 대해서는 국수주의 경향을 띠고 있는 현실에서 셰일가스에 대한 섣부른 의존은 한국에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셰일가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전략적 비축 물량으로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유와는 다르게 가스의 형태로 수입되는 셰일가스의 경우 운송 및 보관이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도 한정된 장소에서만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셰일가스의 추가 도입으로 발생하는 보관장소 건설에 필요한 비용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셰일가스가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변화가 한국 전체의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청사진이 필요할 것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상해 최적의 에너지 다변화 조합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