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폐암과 담배에 관한 기사가 신문에 부쩍 많이 실리더구먼

― 그래 그걸 읽으면 소름이 끼치는게 기분이 나뻐

― 그래서 난 큰맘먹고 그걸 딱 끊기로 했네

― 잘했네! 잘했어! 담배를 끊다니 그것 참 잘했어!

― 아니, 담배가 아니라 신문쪽이야!

쉽지않은 금연에 관한 우스개소리 한토막이었는데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도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내가 겪은 일중에서 가장 쉬운 일이었다. 나는 그것을 천번이나 끊었음을 알아야 한다’고 금연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사고 분석자료를 보면서 기왕이면 화재나 폭발에 이르게한 ‘점화원’이 무엇이었느냐 하는 점도 덤으로 가려뽑아 보는 것도 무익하지 만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을 가끔 해 봤다.

제대로 헤아려 본적이 없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간 담배불이 점화원이 되어 발생한 가스사고가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에 그렇다.

신문사에서 쓰는 차도, 집에서 쓰는 차도 모두 LPG사용차라 이따금 충전소엘 들릴때가 있는데 그곳에서 버젓이 담배를 꼰아물고 있는 사람들을 목격할 때가 있어 그때마다 그들의 안전불감증에 아연실색케 됨은 물론 가스사고와 관련하여 흡연과 흡연장소에 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매년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이날은 세계 여러나라가 각종 금연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만해도 금년 금연캠페인의 주제를 ‘간접흡연은 살인행위, 공기를 정화하자’로 정해놓고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WHO자료에 따르면 담배 연기속에는 무려 4천여가지의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고 이중 20여가지는 A급 발암물질이라고 한다.

담배를 즐기는 사람들로서는 간접흡연을 살인행위로 까지 단정한 것이 못마땅할런지 모르겠으나 총으로 쏴갈기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급성살인’이고 실내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뿜어대는 담배연기는 비흡연자들을 서서히 죽게 만들기 때문에 ‘만성살인’에 해당한다 그런 의미라는 것이다.

어쨌든 WHO 캠페인 주제와는 또 달리 가스충전소와 같은 인화성 높은 위험물 취급장소에서의 흡연이야말로 앗차 잘못되면 총으로 쏴갈기는 것보다 별로 못할것이 없으니 ‘만성살인’은 분명 아닐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글자가 ‘금연’이라는 두글자라고 한 공초(空超) 오상순(吳相淳)선생의 애연소서(愛煙小敍)를 구태여 들먹이지 않더라도 건강을 다소 해치는 한이 있어도 그윽한 담배맛과 그 정취를 즐기겠다는 애연가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도 아니며 그 권리 또한 마땅히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충전소 같은 곳에서의 흡연만큼은 제발 삼가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울음이 여자에게 있어 큰 위안인 것처럼 담배는 남자에게 있어 큰 위안이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현자(賢者)처럼 생각하고 사마리아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담배와 흡연자 예찬의 말도 있지만 가스충전소와 같은 장소에서의 흡연까지를 포함해서 한 말은 절대 아닐 것이다.

담배가 해롭다는 것이야 이제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며 전세계 어딜가나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심지어 최근에는 금연을 통한 직원들의 건강을 곧 생산성이나 경쟁력 향상으로 평가해 국내 기업들도 금연을 기업의 경영혁신 과제로 선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더구나 보건복지부에서도 직원의 금연을 위해 애쓰는 기업을 골라 상을 주기로 하는 등 금연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으니 이런 기회에 우리도 충전소는 물론 모든 가스를 취급하는 업소에서는 아예 담배를 똑 끊어 버리자는 운동을 펼쳐봄이 어떨지 희망해 본다.

하루 60개 이상 굴뚝처럼 담배를 피우다 콜럼비아 대학 총장시절 갑자기 맥박이 빨라져 끊었다는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에게 사무실에 찾아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거슬리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크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천만에! 도덕적 우월감을 느껴요, 나는 담배를 끊을만한 의지력이 있지만 저들에게는 그런 의지력이 없다는 생각이니까!”

각설하고, 분명한 것은 담배는 인체에 해롭다는 것이며 안피울수록 좋고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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