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청균 홍익대학교 트리보·메카·에너지기술연구센터 소장
[투데이에너지] LP가스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LPG용기는 취사용으로 또는 난방용으로 우리에게 많은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다. LPG 연료가 연탄이나 석유의 대체연료로 사용될 때만해도 무거운 강제용기를 들고 다녀도 용기가 부식되거나 가스사고가 발생해도 편리하고 공해물질 배출량이 적은 청정연료라는 인식 때문에 고급연료 시장을 쉽게 잠식했다.

최근 LPG 자동차가 크게 늘어나면서 침체된 LPG 용기시장을 버텨주는 역할을 했으나 LPG 가격의 급등과 인력난으로 가벼운 용기를 다시 찾게됐다. 실패한 알루미늄 LPG 용기를 대신한 콤포지트 LPG용기가 미국에서 처음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로 국내에도 2001년에 소개가 돼고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기업체는 콤포지트 LPG용기의 시장진입에 필요한 제도나 제품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저가의 강제용기에 친숙한 소비자는 콤포지트 LPG용기의 높은 가격을 외면했고 유통업체는 축소돼가는 LPG 시장에 신제품 도입을 주저했다. 그렇지만 인력난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와 연비를 중시하는 LPG/CNG 자동차 업계가 콤포지트 LPG용기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LPG 자동차 용기시장에서는 가볍고 투명한 콤포지트 LPG 용기의 안전성과 가격에 주목했다. 가스기술기준위원회는 2010년에 ‘LPG용 라이너 없는 복합재료용기에 대한 검사기준’을 제정함으로써 관련 업계가 빠르게 콤포지트 LPG용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콤포지트 LPG용기는 가볍고 내구성이 우수하며 가스잔량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지만 문제점도 많이 있다. 콤포지트 LPG용기는 2012년에 들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유통업계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 최근에 콤포지트 LPG용기에서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제조사에 자체 리콜을 권고한 상태지만 강제용기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됐던 복합재료 LPG용기의 밀봉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콤포지트 LPG용기를 외국에서 안전하게 잘 사용하고 설계나 제조과정에서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 해도 시장진입 초기에 가스누출 사고로 인한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고 그 원인이 신속하게 규명되고 완벽하게 해결하기 전에는 안전에 민감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콤포지트 LPG 용기에 밸브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메탈나사를 콤포지트 용기에 일체형으로 성형하거나 또는 오링으로 밀봉을 한다. 이들 밀봉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설계·제작될 경우는 LPG 용기의 가스누출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지만 독자적인 밀봉기술 확보 없이 단지 선진국의 콤포지트 LPG용기를 모방하는 제조기술로는 장기간의 기밀 안전성과 내구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특히 오링에 의한 기밀 내구성은 오링의 압축률, 소재의 탄성거동 압착력과 내구성, 오링 홈에 대한 최적설계와 가공정밀도, 오링소재와 콤포지트 소재의 적합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콤포지트 LPG 용기의 내구성은 용기 구조물의 강도보다 밸브를 장착하기 위해 필요한 밀봉기술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즉 새로운 오링과 오링 홈에 대한 최적화 밀봉설계와 표준기술 확보가 더 중요하다할 수 있다.

고유가와 고임금시대에 적합한 콤포지트 LPG 용기가 아무리 가볍고 가스잔량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압력용기의 보급기준은 완벽한 가스누출 차단에 의한 안전성 확보가 우선이다. 어렵게 도입된 콤포지트 LPG 용기의 밀봉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침체된 LPG 유통시장의 성장동력원으로 작동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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