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생을 해 불 끄고 나면, 결과 보고서를 카피해 달라고 한 답니다” 효율적 재난관리시스템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주부 의용소방대원 말이 방청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재편을 앞둔 재난관리 조직을 둘러싸고 팽팽한 의견 대립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열린 토론회에서는 각계의 관련인사들이 참석 향후 재편될 재난관리 조직의 면모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결국 각계의 각기 다른 입장 차를 재확인하는 자리로 끝났고 이에 대해 주최측도 각계의 의견보다 거시적인 입장에 서달라는 의미로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선문답만을 수없이 되풀이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대구 참사로 시작된 새로운 재난관리조직의 탄생을 둘러싼 산고가 적지 않은 듯 하다.

반복되는 대형참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재난관리 개선기획단이 출범했지만 각자의 입장차를 벗어나 중지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결과다. 더욱이 관련조직의 재편을 담보한 논의이기에 한치의 양보도 쉽지 않은 일인 듯 싶다. 때문에 이번 개편안도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기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더구나 입장 차를 고려해 만들어진 조직이 된다면 순탄한 기능을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앞선다.

지금까지 대형사고 때마다 수많은 대안이 제시돼 왔다. 하지만 번번히 동일한 참사들이 계속된 것은 각자의 입장을 고려한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결과였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옛말이 있다. 물론 각계의 입장이 중첩된 일인만큼 조직의 이기를 앞세운 훈수가 없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이야말로 되풀이되는 참사에 희생되고있는 국민을 생각해 각자의 조직이기를 벗어난 진정한 대안이 나와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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