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도 절반 이상의 도시가스 시공업체들이 도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최근 도시가스 시공업계가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시공업체수에 비해 해를 거듭할 수록 도시가스 시공물량이 줄어들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력과 사무실 규모를 감축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GHP시공 등으로 눈을 돌리거나 전문화로 몸집을 다듬고 있다.

서울의 A시공업체 사장은 “지난해만도 꽤 알려진 몇몇 시공업체가 문을 닫고 타 분야로 사업을 전환한 걸로 알고 있다"며 “올해도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을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A업체 사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수익창출을 위해 최근 가정에서 쓰는 가스누출차단기 판매대행업을 시작했다.

서울의 B업체 사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지난해 의정부에 있는 100평 규모의 사무실과 500평 규모의 자재창고를 정리하고 서울의 소규모 사무실로 옮겼다. 인원도 감축했다.

B업체 사장은 “지난해까지는 그럭저럭 회사를 운영해 왔지만 올해 들어 공사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비용절감을 위해 인원 축소 등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앞으로 가스시공업에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전문화가 필요하다"며 “긴급복구·유지보수 쪽으로 전문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지역 C업체 사장은 “인천지역에 100여개의 시공업체가 있는 데 올해 중으로 절반 이상이 사업을 접을 판”이라며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이후 시공업체들이 속출해 과열경쟁으로 인한 공사단가 하락, 공사물량 급감 등 여러 악재들이 겹쳐 신생업체나 체질이 약한 업체들은 살아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공사물량 급감에 따른 어려움을 예상하고 GHP 판매에 뛰어 들었지만 대기업들이 GHP시장에 속속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돼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GHP 전문 인력을 대기업에 빼앗기는 어려움도 겪었다. 이에 올해부터는 GHP시공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공업체들은 최근 각 가정의 보일러 교체시기 물량이 상당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한 시공업체 사장은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당장 보일러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노후 보일러를 교체하지 않는다"며 “보일러 판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예방 차원에서 5년 이상 노후 보일러에 대한 교체의 필요성을 설명하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권 웬만한 곳은 도시가스 보급이 이뤄지고 그나마 공사물량이 있더라도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지방으로 떠나는 업체들도 많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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