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상 (주)티이엔 대표이사
■ GSHP의 특징

미국의 EPA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열히트펌프를 가장 효율이 높고 환경

친화적인 냉난방기술이다. 냉방의 경우에는 20~40%의 소비전력을 절감하며, 난방의 경우에는 보일러에 비해 70%이상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GSHP의 원리 및 지표열

지열히트펌프는 지중의 열을 이용하여 냉난방을 수행하는데, 냉방시에는 열을 지중에 저장하고, 난방시에는 열을 지중에서 가져다 사용한다.

지열히트펌프가 이용하는 에너지는 대부분이 지표에너지로서, 지표에너지는 태양에너지가 그 원천이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열의 절반은 지구 표면으로 흡수되므로 지열히트펌프는 재생 가능한 대체에너지로 본다.

지표에서 멀어질수록 지중 온도의 변화가 줄어드는데, 5미터 정도만 들어가도 연중 온도의 변화가 거의 없다. 지중온도 변화량은 외기온도에 비하면 매우 적으므로 히트펌프의 효율이 높고, 안정된 작동 조건을 유지하므로 기계의 수명이 매우 길다.

지중에 설치하는 PE(폴리에틸렌) 파이프 지중열교환기는 40~50년의 수명을 유지하며, 지열 히트펌프 장치는 20년의 수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GSHP의 방식

지열히트펌프 형태에는 PE파이프를 지중에 설치하고 파이프 내부로 물이나 부동액을 순환시키는 폐회로(closed loop) 방식과 지하수 또는 지표수와 열교환기에서 열교환하는 개회로(open loop) 방식이 있다.

폐회로 방식에는 수평형 설치방법과 수직형 설치방법이 널리 쓰이면, 폰드 루프방식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부동액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냉매을 이용하는 방식이 유럽에서 보급되었고, 최근 미국의 동부지역 및 캐나다 등지에서 보급되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를 DX(Direct Expansion)방식이라 부르며, 동관을 지중에 매설하여 열교환하는데 설치방법에는 수평형과 수직형이 이용된다.

개회로 방식은 지하수를 이용하는 방법과 지표수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단일 관정을 이용하여 지중과 열교환하는 SCW(Standing Column Well)방식이 있다. 지하수를 이용하는 경우 추출관정을 이용하여 지하수를 뽑아 올려 열교환한 후에 하수시설을 이용하여 처리하는 방식이 초기에 사용되었으나, 지하수를 과도하게 사용하여 지하수 자원 고갈의 위험성이 높아서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대규모 건물에 사용되는 방식은 추출관정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를 열교환 후에 다시 동일한 대수층으로 주입하는 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SCW방식은 미국 동부지방에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암반이 많고, 지하수가 많은 지역에서 유리한 방식이다.

■ 미국내의 현황

미국 내에서 지열히트펌프의 보급은 1980년대부터 주거용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정부도 1990년대부터 군대관련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는 세계최대의 지열히트펌프 단지인 루이지애나의 포트포크 육군기지의 주거시설이다. 1,290개 건물에 4,003세대의 아파트에 지열히트펌프가 1년반 동안에 설치되었으며, 전체용량은 6,593RT이며, 이를 위한 관정 깊이는 총 연장 550km에 달하고, 이에 사용된 PE파이프로 1,086km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Camp Lejeune에 2,089세대의 주거시설에 지열히트펌프가 설치되었으며, Beaufort의 해병대 기지에도 1,236세대의 아파트에 지열히트펌프가 설치되었다. 이러한 시설에서는 추가적인 주거시설과 기지내 비주거시설에 대한 지열히트펌프 프로젝트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하여 지열히트펌프의 신뢰도가 미국 정부를 확신시켰다. 멕시코만을 끼고 있는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포트포크는 따뜻한 기후로서 기존에 사용되던 공냉식 히트펌프를 지열히트펌프로 교체하였는데, 교체전후로 약 3년에 걸쳐 시험한 결과 33%의 전력절감과 43.5%의 피크부하를 절감하였다고 보고되었다.

민간 주거시설과 군대 주거시설과 더불어 학교에도 보급이 1990년대 초부터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1999년도를 기준으로 미국 내에는 500개교 이상에 지열히트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그 중에서 텍사스주Austin시의 독립학군에서는 57개교에 지열히트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주거용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효과를 확신한 미국정부는 연방정부 기관에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FEMP은 5가지 주요 에너지 절약방안중의 하나로 지열히트펌프를 선정하여 연방건물에 보급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994년부터 GHPC가 비영리기관으로 설립되면서 미국정부는 지열히트펌프 산업을 자생력이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여 왔다.

GHPC는 시범사업 등 다양한 지원과 사업을 펼쳐왔으며, 지열히트펌프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규 연방 건물이나 학교 등에 지열히트펌프를 설치하도록 설득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심지어 용산에 설치된 대사관 아파트도 GHPC의 실적으로 나와 있다. 또한 설치자의 자격제도를 관리하고 있으며, 부적절하게 설치된 사례를 조사하며, 설치자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자격을 박탈하고, 사실을 공시하여 부자격 시공자가 시공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IGSHPA와 ASHRAE등의 기관에서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설치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기술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ARI 등에서는 지열히트펌프에 맞는 규격을 제정하여 제품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방 건물의 지열히트펌프 보급을 담당하는 FEMP는 GHP코어 팀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두어서, 연방 정부기관에 지열히트펌프에 대한 기술지원, 도구 및 기타 자원을 지원하게 하고 있다. GHP코어 팀은 지열히트펌프 기술을 일반화하고 설계, 설치 및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을 검증하고, 설계 도구나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ESCO업체 중에서 지열분야에서 기술력이 있는 5개의 업체를 전문 Super-ESPC를 지정하였으며, 이들이 연방정부 프로젝트를 모두 담당하게 하고 있다.

국방성 산하에 있는 서울소재 미국대사관도 Super-ESPC가 담당하였다.

미국의 지열히트펌프 시장은 매년 20%이상씩 크데 성장하고 있다.

1985년도에 약14,000대의 지열히트펌프가 미국 내에 설치되어 있었으며, 1990년도에는 100,000대로 늘어났으며, 1999년도에는 총 400,000대로 늘어났다.

연간 시장규모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1997년도에는 45,000대 정도에서 2005년도에는 연간 400,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전력회사가 민영화된 미국에서는 전력회사가 지열히트펌프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도 주 별로 크게 다르다. 뉴욕주는 지열히트펌프를 설치하는 신뢰도 및 성능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용자에게는 50%의 시설비를 NYSERDA에서 부담한다. 소비자가 지열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경우 신축건물에는 RT당 800불, 기존건물에서 기존 에어컨이나 히트펌프를 대체하는 경우에는 500불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내의 지열히트펌프의 보급 상황 및 산업 기반 또한 주별로 크게 다르다.

지열히트펌프의 산업기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IGSHPA가 소재한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천공비용은 피트당 2달러 수준이지만, 지열관련 산업기반이 부족한 동부 지역에서는 20달러에 달하고 있다.

■ 국내의 GSHP 동향

국내에서 가장 대규모 지열히트펌프는 용산에 설치되어 있다. Super ESPC인 Trane사가 수주하고 오클라호마 털사시에 본사를 둔 GeoEnterprises사가 시공을 담당하여 2001년도에 대사관 주거시설 157동을 설치하였다. 같은 회사가 2002년도에는 대사관 본부건물에 설치하였다.

국내 설치업체는 1999년부터 미국산 지열히트펌프 유니트를 수입하여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그 활동은 미미한 편이어서 2002년 하반기 까지도 국내 전체적으로 약10여곳에 불과하였다.

가스엔진히트펌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대한 2002년도부터 지열히트펌프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설치업체들도 종전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국내 보급의 문제점

지열히트펌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리고 냉동공조 전문가들이 지열히트펌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지중에 물이 많이 포함된 토양에서만 지열이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같은 부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보급에 장애가 되고 있다.

진보적인 소비자는 주택, 빌라 등 주거시설에 친환경적인 지열히트펌프를 설치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에는 난방 시간이 길어지는데 전력요금 누진제로 인하여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요금구조가 지열히트펌프를 주거시설에 보급은 불가능하다.

지열히트펌프를 건물에 설치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은 국내현실에 맞는 지열히트펌프 유니트가 없다는 것이다. 지열히트펌프는 미국에서 제품화됨으로 인하여,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별도로 마련된 기계실에 설치되어 덕트로 연결되는 것을 전제로 개발되어 있어서 국내현실에 적절하지 않다.

일부 제조업체는 콘솔형을 생산하고 있으나 대중적으로 호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것에 비하여 제품 외관에 만족도가 낮다. 일본에서 개발된 가스엔진히트펌프가 우리의 취향에 맞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국내 지열히트펌프 업체는 설치업체만 있다. 지열히트펌프업계가 정상적인 산업을 갖기 위해서는 제조업체, 엔지니어링 업체, Contractor, 유통업체, 설치업체 그리고 용역업체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지열히트펌프산업을 위한 기술 지원기관 및 마케팅 지원기관을 육성하는 것이 절실하다.

*참조: 국내에서는 Gas Engine Heat Pump를 GHP로 부르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Geothermal Heat Pump를 GHP라고 부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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