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우)과 토드 앨런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 부소장이 협약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우리 연구진이 국내에 건설 중인 수출용 신형 연구로에 세계 최초로 적용할 고밀도 저농축 판형 핵연료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 부산시 기장군에 건설하고 있는 수출용 신형 연구로(가칭 기장 연구로)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판형 핵연료 성능 검증을 위한 연구를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와 함께 수행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원자력연구원은 미국 INL에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우리나라의 하나로(HANARO) 연구로와 미국의 ATR(Advanced Test Reactor) 연구로를 이용해 원자력연구원의 독자적 기술인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로 제조된 U-Mo 판형 핵연료의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총 2단계로 진행될 공동연구 중 이번에 계약한 1단계 연구를 통해 핵연료 조사시험을 위한 예비 분석 및 개념설계를 수행한다. 특히 2014부터 착수해 2017년까지 수행하는 2단계 연구를 통해 원자로 장전 조사시험 및 조사후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U-Mo 핵연료를 세계 최초로 적용할 기장 연구로의 운영 허가를 위한 핵연료 연소시험 자료와 U-Mo 판형 핵연료의 제조 인허가를 위한 자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는 올해 중 추가 협정을 통해 이번 연구비의 일부를 분담할 계획이다. 국내 독자적인 신기술을 적용한 U-Mo 핵연료의 성능 검증에 미국이 적극 참여하기로 한 것은 연구로 핵연료의 우라늄 농축도를 낮춤으로써 핵확산저항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고밀도 저농축 연구로 핵연료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자력연구원은 단위 부피당 우라늄 밀도를 높인 농축도 20%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LEU)으로도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창안했으며 핵확산 방지를 위한 원천 기술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최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한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 4개국이 전세계의 HEU(고농축 우라늄) 사용 연구로를 LEU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 프로그램에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이번 공동연구가 기장 연구로의 성공적인 건설·가동에 이바지함으로써 △핵의학 진단 및 치료에 필수적인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급 안정 △동위원소 수출산업화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과 신산업 창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고밀도 저농축 U-Mo 핵연료 제조가 가능한 원심분무 제조 기술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기장 연구로 설계·건설 후 세계 최초로 U-Mo 핵연료를 적용함으로써 세계 연구로 시장의 주요 공급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이 운영 중인 기존 연구로에 우리 기술로 만든 U-Mo 핵연료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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