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계측제어계통.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우리나라 연구진이 말레이시아가 운영 중인 노후 연구용 원자로(이하 연구로)의 ‘두뇌’에 해당하는 계측제어 시스템을 디지털로 개조 설계해서 제작·설치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 지난해 말레이시아 원자력청(MNA : Malaysian Nuclear Agency)으로부터 연구로 RTP(Reactor TRIGA PUSPATI) 계측제어계통 개선 사업을 수주, 순수 국내 기술로 디지털 계측제어계통의 설계·제작을 마치고 7월부터 설치 및 시운전에 들어가 11월 원자로 정상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가동한지 31년 된 1MW급 소형 연구로의 계측제어계통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주요 경쟁사인 아르헨티나 INVAP 등과 경쟁해 사업을 수주했으며 설계, 제작, 설치, 시운전부터 관련 인력의 교육훈련까지 전 과정을 턴키로 수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와 요르단 연구로(JRTR) 설계 경험 등을 바탕으로 구형 연구로 모델인 TRIGA 노형에 적합한 디지털 계측제어계통을 설계하고 (주)RTP코리아, (주)효성과 협력해 기기 제작을 완료한 뒤 공장인수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또한 이달 중 제작된 계측제어계통 기기를 말레이시아 현지로 옮겨 설치하고 약 3개월간의 현장 시운전을 수행한 뒤 11월 말까지 원자로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요르단 연구로 설계 건설 사업, 그리스 연구로 1차 냉각계통 개선 자문 사업, 태국 연구로 계측제어계통 교체지원 사업 등에 이어 4번째 연구로 기술 수출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연구로 시장에서 주요 공급자의 위치를 확보해나가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계측제어계통은 원자로의 운전 상태를 감시 및 제어하고 이상 상태가 발생했을 때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하도록 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설비로 원자로의 두뇌와 신경 조직에 해당하는 핵심 설비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앞서 2010년 (주)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요르단 연구로 설계 건설 사업을 수주,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만에 첫 원자력 시스템 해외 수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수출은 말레이시아가 향후 고려 중인 신규 연구용 원자로 건설 사업 및 2020년대 초반을 목표로 추진 중인 원전 건설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연구로 건설 세계시장은 노후 연구로 대체 약 110기, 신규 건설 약 15기로 예상돼 잠재적인 연구용 원자로 도입 관심 국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수출 전략을 마련해 연구로 추가 수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을 통해 완성한 표준설계는 가동 중인 약 40기의 TRIGA 연구로에 적용이 가능하며 기업과의 협업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산업 창출 및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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