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인 한국수력원자력방사선보건연구원 선임연구원
[투데이에너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선 우려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최근 들어 방사선 오염수의 유출문제로 인해 이제는 일본산 수산물뿐만 아니라 우리 어선이 원양에서 잡은 수산물조차도 방사성물질의 오염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 이물질이 들어간 과자나 조류 독감으로 인한 닭고기, 광우병 쇠고기 등 먹거리에 대한 문제는 수시로 이슈가 돼 불안의 대상이 돼 왔으며 이러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소비가 급감하고 생산자에게는 큰 타격을 줬다. 

우리는 먹거리로부터 안전해야 하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생산이나 유통과정에서 국가는 이에 대한 기준치를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치라는 것이 유독 방사선에서만 우리를 안심시키지 못하고 있다.

식품에 있는 대장균 수치나 암을 유발하는 독성 화학물질 함량도 기준치 미만이라면 보통은 안심하고 먹게 되는데 방사성물질은 아예 전혀 없어야만 안심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안전과 위험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전을 추구하지만 완벽하게 안전할 수는 없고 편의를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내해야 한다.

폐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흡연하지 않는다고 해서 폐암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날 수는 없으며 교통사고의 위험 때문에 차를 타지 않을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방사선에 대한 위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미 자연상태에서 우리가 정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며 살아가고 있다. 기준치 자체가 자연적으로 받게 되는 양보다 적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즉 우리는 평균적으로 연간 2.4mSv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지만 일반인에 대한 기준치는 1mSv로 관리되고 있다. 심지어 연간 10mSv에 높은 자연방사선에 노출되는 곳도 있다.

연간 10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 발생이 방사선 노출량에 비례해서 증가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하지만 그 이하의 방사선 노출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암 발생이 증가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

오히려 적은 양의 방사선은 인체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적은 양의 방사선 노출과 암의 발생과의 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기준치를 낮게 잡은 것이 마치 미량의 방사선도 인체에 유해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방사선에 대한 노출기준은 100mSv 이하에서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능한 낮게’의 원칙을 고수한다. 방사선의 산업적, 의료적 이용을 미량의 방사선 노출조차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기 위함이다.

즉 기준치 1mSv라고 하는 것은 안전과 위험의 경계치를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아무런 직접적인 이득이 수반되지 않는 부당한 방사선 노출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건강상의 위험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여건들이 고려돼 정해진 값이다. 

정부는 일관되게 현재의 방사선 오염수준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은 앞서 언급한 방사선 위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그 배경이 된다. 하지만 일반인이 느끼는 위험은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방사선과 인체영향에 대한 좀 더 명확히 알고 방사선의 위험에 대체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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