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태 교수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투데이에너지]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기술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분명 우리의 삶의 방식과 기업 및 산업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에너지분야의 기술혁신은 다양한 부분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 수십년 이내에 에너지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전기자동차의 개발 및 확산은 화석연료의 효율성을 근본적으로 높여 원유의 소비를 감소시킬 전망이다.

또한 석유채취 기술의 확산은 샌드오일이나 셰일가스와 같은 비전통적 원유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는 원유의 가채량 증가와 함께 주요 소비국의 중동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원의 다변화는 분명 한국에게는 전략적 유연성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미래의 에너지 흐름은 △전세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감소 △유럽의 원유에 대한 수요 감소 △미국 대륙의 원유 수입 감소와 셰일가스를 통한 에너지 수출 포지션 전환 △동남아시아 지역의 제품유 수출 포지션 전환 가능성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중국의 내수 증가 폭에 따라 원유의 수요가 결정되고 중국 내 정유공장의 추가 증설로 인한 제품유에 대한 수급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변수를 제외한다면 가까운 미래의 화석연료시장은 다극화 체제로 갈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아시아 각국의 정유공장 증설로 인해서 아시아 지역의 물량이 아시아 이외의 지역으로 이동하는 물류흐름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환경적 변화를 바탕으로 에너지시장의 신질서가 형성될 전망이다.

에너지시장의 신질서에서 한국은 싱가포르와 같은 에너지 거래의 중심지로써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한국은 미주대륙과 중동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고 아시아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교두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 수요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경우 중동 국가들의 로지스틱 허브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하게 미국 및 캐나다산 셰일가스의 분배 허브로써도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한국에서는 현재 저장규모 약 2,800만배럴 규모의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규모의 정제시설을 확보하고 있고 더불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도 하루 평균 280만배럴의 소비국으로써 세계 6위의 시장을 가지고 있고 배후에 석유 소비국들이 위치해 있다.

한국과 중국의 FTA가 체결될 경우 한국에서 가공한 제품유에 대한 낮은 수준의 관세가 실현돼 중국으로의 수출가격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환경과 세계의 에너지시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도 원유 및 제품유의 국제거래가 활발하게 발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제품유에 대한 규제를 국제거래에 준용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에 대비해 역내거래와 역외거래를 구분해 관리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 거래와 금융권 지원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내 에너지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금융 제도의 마련과 금융권이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범부처적 협력을 통한 지원 및 계도가 시급할 것이다.

동북아 에너지 거래 중심지로써 한국이 발돋움할 경우 한국은 에너지 거래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무역의 중심지, 나아가 무역 금융의 중심지로도 발돋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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