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호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40차 국제에너지기구(IEA) 태양광발전분과 Task 1 회의가 한국의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전개된 두 개의 Subtask는 그리드패러티 이후 보조금 없이 지속가능한 태양광의 신규사업모델과 건축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에 관한 것이었다.

이 2개의 Subtask가 주요 주제로 대두된 것만 봐도 현재 태양광 선진국들이 추구하고 있는 태양광 확산 방향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광 그리드패러티 이후 보다 확산된 태양광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전제돼야 할 것인가? 또한 이를 위해 각 정부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인가? 이러한 난제에 대해 어떠한 국가도 아직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태양광 선진국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경주하고 있음을 이번 회의에서 느낄 수 있었다.

보조금 없이 지속가능한 태양광발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관점에서 고려돼야 하는데 첫째 어떤 발전시스템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둘째 누가 발전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인지, 셋째 누가 시스템을 소유하는 것인지, 넷째 어떻게 발전시스템이 매출을 발생할 것인지(또는 저축을 할 것인지), 다섯째 발전시스템 생애 전주기에 걸친 비용은 얼마나 될 것이며 어떻게 이 비용을 충당할 것인지, 여섯째 시스템의 확산을 제한하는 환경에는 어떤 것들인 있는 지 등 요소들을 비교 검토해 봄으로써 새로운 모델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태양광 그리드패러티 이후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큰 흐름은 역시 분산전원으로서의 태양광 확산에 있고 이를 위해 태양광 프로슈머들의 위치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에 정책의 초점이 있는 듯하다.

물론 대용량 배터리를 이용한 태양광 전원의 불규칙성을 해소하는 방안, 전력망에 많은 양의 태양광전력이 투입되기 위해 기술적으로 준비돼야 할 인프라 구축 문제, 마이크로그리드망에 있어 기존의 타 에너지원이나 다른 신재생에너지원과의 융복합 문제도 지속적으로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제2차 에기본에서는 일단 수요관리에 초점을 두는 듯하다. 또한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원전확대의 불가피성도 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고 석탄과 가스발전도 공급확대 측면에서 불가피성을 피력하고 있는 듯하다.

에너지집중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뽀족한 해결책이 당장 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결정이 아니겠냐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분산발전의 확대라는 방향도 제시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조처가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까지 위협하게 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매년 지속되는 단기조처들의 연속이 곧 우리가 맞이하게 될 가까운 미래의 삶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2035년이라는 짧지 않은 우리의 미래의 에너지청사진은 미래에 대한 에너지전략과 비전 그리고 실천의지가 충분히 더 녹아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성이 없으므로 급속히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단순 논리에서 한번 벗어나 보자.

태양광 그리드패러티가 국내에서도 2017~2018년 정도에는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달성된다고 해서 마술과 같이 갑자기 태양광전기의 확산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원들이 우리 생활에 직접 스며들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특히 중요하다.

태양광발전이 자체적으로 경제성과 함께 기술적 장애요인을 극복할 때까지 정부의 지속적인 보호 육성이 절실한 시점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Green Electricity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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