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흥지역연구센터 중동팀 연구위원
[투데이에너지] 중동지역(북아프리카 제외)은 확인 매장량 기준(2013년 기준)으로 전세계 석유 및 가스자원의 47.9%와 43.2%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석유의 32.2%와 천연가스의 16.8%가 중동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자원의 상당 부분이 수출되므로 중동지역의 수출 비중은 그보다도 훨씬 높게 나타난다. 그만큼 중동지역은 전세계에서 에너지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에너지부족 문제를 걱정한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먼저 공급측면에서 석유와 가스 자원은 화석연료로서 가채 년수가 50여년에 불과하다. 가채 년수는 확인 매장량을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즉 50여년 후면 석유와 가스 자원은 고갈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는 석유와 가스판매 수입으로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중동 산유국으로서는 향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중동 산유국들도 새로운 성장산업을 모색해야 한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 보면 화석연료 수요로 직결되는 전력 소비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인구 증가율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냉방시설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전력 소비량도 같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중동 지역은 물 부족에 따라 담수화 시설이 확충돼야 하는데 이로 인해 많은 전력 소비가 이뤄진다.

다른 하나는 산업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산업 육성은 앞서 언급했듯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석유화학산업이나 알루미늄 제조업 등 전력 소비량이 많은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중동 산유국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에너지수요를 크게 줄일 수 없다면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밖에 없고 결국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랍 에미리트(UAE)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중동지역의 신재생에너지 허브로서 자리잡기 위해 2030년까지 총 전력 소비량의 7%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아부다비 인근에는 재생에너지만 공급되는 마스다르 시티라는 탄소배출량 제로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두바이에는 대규모 태양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하고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로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석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세계 최대의 그린에너지 생산국이 되겠다는 비전과 함께 2032년까지 총 전력 소비량의 4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킹압둘라 원자력ㆍ재생에너지원(KA-CARE)을 설립하고 태양열 발전소, 풍력 발전소 등의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향후 더욱 급속히 확대될 중동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 중동 산유국에서는 주요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가 정부 협력하의 민자 투자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므로 정부간 회의를 통해 양자간 또는 다자간 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기관이나 기업간의 밀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호 인적 교류 및 공동 R&D 등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련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금융조달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이에 대한 준비도 충실하게 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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