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석범 에너지관리공단 집단에너지 실장
[투데이에너지] 오석범 에너지관리공단 집단에너지 실장

찌는 듯한 날씨와 습한 공기, 바야흐로 여름이다. 여름이면 흐르는 땀을 식히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이 바로 ‘냉방’이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냉방’하면 에어컨을 생각하기 쉽다. 에어컨은 냉매를 압축시켜 팽창시킬 때 냉매의 온도가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하는 장치로 냉매를 압축시킬 때 많은 전기를 소모해 하절기 전력부족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에어컨 냉방방식은 크게 증기 압축식과 흡수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는 냉동기내에서 더운 열을 빼앗은 냉매를 재생시키는 방식의 차이로 말할 수 있는데 증기 압축식 냉동기는 에어컨과 같이 실내공기의 더운 열을 빼앗은 증기냉매를 압축기에서 액체냉매로 만드는 반면 흡수식냉동기는 실내의 더운 열을 빼앗은 증기냉매를 흡수제를 통해 회수한 후 다시 액체로 만드는 방식이다.

▲ 증기압축식 냉방원리

증기압축식은 냉매를 압축하는데 전기가 사용되고 흡수식은 흡수제와 냉매를 분리하는데 열이 사용된다.

이때 사용되는 열에 있어서 가스의 연소열을 이용하는 것이 가스흡수식냉동기, 지역난방의 중온수(100~120℃ 물)를 이용하는 것이 중온수 흡수식 냉동기이며 이러한 냉동기에 의해 냉방하는 방식을 각각 가스냉방, 지역냉방이라고 부른다.

지역냉방방식의 거의 대부분은 지하에 매설된 난방배관의 중온수를 이용해 수용가의 흡수식냉동기에서 냉수를 만들어 냉방을 하는 방식이나 중앙의 냉동기에서 냉수를 만들어 별도의 냉수배관을 통해 수용가에 공급하는 냉수직접공급방식도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극히 일부 지역에 도입돼 운영 중이다.

지역냉방은 전기나 가스식에 비해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하며 도입역사도 짧은 편이다.

지역냉방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2년에 지역난방 도입 지역인 분당의 1개 건물에 지역냉방 흡수식냉동기 280usRT가 처음 설치된 이후 2013년 기준해 분당, 판교, 송도, 안양 등의 지역난방지역에 총 810개 상업용 및 업무용 건물에 도입됐으며 지역냉방 흡수식냉동기 총용량은 54만usRT 규모다.

▲ 중온수흡수식 냉방 원리

사실 지역냉방은 지역난방 도입 지역의 지하에 매설된 중온수 배관을 통해 중온수를 공급받아 냉방을 하기 때문에 지역적인 제한이 있고 아직 보급도 미진한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안산과 부천지역의 일부 공동주택에도 중앙공급식 흡수식냉동기가 적용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용인지역의 40세대의 공동주택에도 중온수를 이용해 제습기능을 병행한 개별 제습냉동기가 도입돼 보급확대를 위한 실증사업을 진행되고 있다.

또한 세종시의 지역난방 공동주택세대에도 개별 제습냉방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검토 중에 있다.

지역냉방의 에너지원은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중온수를 이용하므로 전기냉방 시 소비되는 전력을 대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여름철 최대전력부하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냉방용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발전설비의 추가 건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2013년 기준 보급된 지역냉방용흡수식 냉동기 54만usRT 규모는 전력단위로 환산하면 약 150MW로 이는 원자력발전소의 1/10, 석탄화력발전소의 1/3 규모에 맞먹는 용량이다.

또한 한여름 전력피크부하 때에는 집단에너지 주설비인 열병합발전기를 많이 가동하는데 지역냉방은 발전배열을 활용할 수 있고 소각열 등을 활용해 하절기 집단에너지설비의 이용률을 높이고 폐자원을 유용하게 이용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집단에너지사업자 H사 13년 하절기 열생산 비율: 쓰레기 소각열(38%), 열병합발전기(56%))

이러한 이점이 많은 지역냉방의 대중보급을 위해 2009년부터 주택을 제외한 건축물 중 건축연면적 3,000㎡ 이상 건물 또는 냉방시설용량 30Gcal/h 이상인 경우는 지역냉방 도입 의무가 있다.

지역냉방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은 아직까지 전기냉방식보다 비싸므로 이러한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2011년부터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에너지관리공단은 이 예산을 통해 지역냉방 보조금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는 40억원을 확보해 3월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15억원이 지급된 상황이며 기기설치자가 에관공에 신청하면 직접 지원한다.

올해 지역냉방보조금 지원사업을 통해 4만7,000usRT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전력피크 14.2MW(발전소 건설 회피비용 약 200억원)억제, 연간 8,707MWh의 전력대체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지역냉방 보급실적 누적

사실 지역냉방의 대중 보급을 위해서는 아직 갈길은 멀다. 하지만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처럼 뚝심 있게 차근히 준비하다보면 지역냉방의 대중 보급은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현재 가스냉방(가스흡수식)은 설치장려금을 통해 냉동기 가격의 24% 정도를 지원해 주고 있는 반면 지역냉방은 올해 지원단가를 전년대비 50%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율은 설치비의 18%에 그치고 있다.

이에따라 상업용이나 업무용 건물외에 공동주택에 적용하고 전기냉방방식과의 설비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초기투자비용 완화를 위한 정부의 보조금 확대도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냉방의 경제성은 가스, 전기 등의 에너지요금에 따라 달라지며 또한 여름철 지역냉방용 중온수 생산을 위한 열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사업자마다 상이하므로 지역냉방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에관공에서는 이달말부터 ‘전력대체냉방의 효과분석 및 시장 확대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나아가 지역냉방 중장기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전력 피크 감소효과 및 에너지이용효율제고 측면에서 우수한 지역냉방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확대 정책이 필요하며 지역냉방의 우수성 및 기술을 일반 사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사업자 차원의 홍보강화와 무엇보다도 사업자의 지역냉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및 저가열원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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