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종한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 소장
[투데이에너지] 가짜석유하면 흔히들 많이 하는 질문이 자동차에 정말 안좋은가 하는 것이다.

가짜석유는 차량의 핵심 부품을 파손시켜 고장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낮은 품질로 인해 자동차 성능을 저하시키고 유해배출가스를 증가시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며 불법 시설물로 인한 폭발 사고 등으로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가짜석유의 병폐는 우리가 알고 있는 탈세문제는 극히 일부이며 이외에 사회 안전의 근간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부작용들이 적지 않다.

첫째 가짜석유는 자동차 고장을 일으켜 사고의 원인이 된다.

석유기술연구소의 실증연구에 의하면 가짜경유는 정상제품보다 윤활성이 떨어져 차량의 연료를 공급하는 주요부품에 이상 마모를 일으키고 결국에는 파손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경유자동차의 고압펌프내의 드라이브샤프트 캠축과 베어링이 마모에 의해 파손되며 인젝터부분에는 과도한 퇴적물이 축적돼 불완전 연소를 유발한다.

또한 휘발유자동차에서는 엔진 주요부품의 고장을 유발한다. 즉 낮은 옥탄가로 인한 노킹에 의해 피스톤과 실린더가 파손돼 운행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둘째 유해 배출가스를 증가시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가짜석유는 정상석유제품보다 많은 유해가스를 배출해 사용하는 본인은 물론 가족과 이웃에 해를 미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폐기종 및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NOx)은 157%가 증가하고 점막과 눈을 강하게 자극한다.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탄화수소(THC)는 275% 증가하며 중독 시 구토 어지러움을 발생한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일산화탄소(CO)는 최대 123% 증가한다.

또한 오존발생 등의 문제가 되는 증발가스는 무려 5,794%나 증가되고 우리 몸 폐속 깊숙이 침투해 폐암의 원인이 되는 미세먼지도 최대 329%나 증가된다.  

셋째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2011년 수원의 주유소 폭발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는 지하 무허가 탱크에 보관 돼있던 가짜석유가 원인이 돼 발생한 것이다.

또한 같은 해 화성에서 주유소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한 사건도 가짜석유를 보관 중이던 탱크에서 유출된 유증기에 의한 폭발이었다.

이후 법과 제도를 정비해 불법시설물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차단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익을 위해 사회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불법 시설물 설치는 물론 양을 속이기 위해 위험물질인 기름을 가열해 판매하기까지 하는 등 각종 편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넷째 가짜석유는 국가와 가정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

가짜석유로 인해 세금이 탈루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앞에서 밝힌 것처럼 차량고장과 성능 저하로 인한 경제적, 개인적인 손실 그리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회 전체적인 손실 등을 더하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될 것이다.

그동안 가짜석유는 탈세 문제라고만 치부 했던 것이 좁은 소견에서 나온 근시안적인 생각이었음을 절감케 한다.

최근 사회전반에 걸쳐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석유에너지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가짜석유 근절 노력으로 사회 안전 확보에 일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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