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지열발전소 시추전경
[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산업자원통상부가 지원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하는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은 5개년 계획으로 2010년 12월 정부출연금 약 180억원, 민간출연금 약 250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착수됐다.

포항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 실증사업이자 아시아 최초의 비화산지대 지열발전사업이다.

사업주체는 에너지자원 전문기업인 (주)넥스지오를 주관기관으로 개별 요소기술의 국내 전문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 등이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넥스지오는 이번 사업을 총괄하면서 특히 지열정의 시추 및 설치와 지열수 지중 순환시스템을 구성하는 공정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며 포스코는 1MW급 바이너리 발전시스템을 개발, 설치한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지열저류층 탐사 및 평가와 미소진동 모니터링, 건설기술연구원은 시추 성능 평가 및 최적화 기술 개발, 서울대학교는 인공저류층 생성을 위한 수리자극기술, 이노지오테크놀로지는 지열발전 경제성 분석에 대한 전문기술 확보에 매진 중 이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대심도 시추 및 지열발전소 실증사업인 만큼 해외 선진 기술의 적극적 도입과 기술의 국내화를 위해 활발한 국제 교류를 시행 중에 있다.

이번 지열발전사업은 국내에서 발전이 가능한 심부지열자원을 탐사, 평가하고 인공적으로 지열저류층을 형성해 160℃ 이상의 지열수 순환시스템을 완성, MWe급 상용화 지열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도 4km 이상 두 개의 지열정, 즉 지열수 생산정과 주입정을 지중 설치하고 두 지열정 사이의 암반을 수리자극(hydraulic stimulation)을 통해 인공적인 지열저류층을 생성시키는 EGS(Enhanced Geothermal System)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최근 독일 등 비화산지대에서 성공해 상업 지열발전이 가능케 한 기술이다.

EGS 기술에 의해 지하 4km 이상까지 시추해 설치한 주입정에 물을 주입한 뒤 지열에 의해 가열된 160℃의 인공 지열수를 다른 시추공(생산정)을 통해 지표로 끌어올린다.

EGS기술에 의해 구성된 지중 지열수 순환시스템 위에 지상발전플랜트가 설치되게 된다. 목표 지열수 온도를 160℃로 하고 있어 지열수 순환시스템과 연결돼 기화점이 낮은 작동 유체에 의해 터빈을 돌리는 바이너리 발전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진행된 1단계 사업에서는 국내 지열 자원 유망지역에 대한 사전 검토를 시행해 포항을 사업지역으로 선정하고 건설 부지에서 탐사시추를 시행했다.

포항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열잠재량이 높게 예측된 지역으로 기존에 지질자원연구원에서 시행한 2km급 심부 시추에서 90℃ 이상의 지중온도가 측정된 것이 큰 장점으로 반영됐다.

2012년 상반기 포항시청의 협조를 받아 지열발전소 부지가 선정, 조성된 이후 2011년 9월 이후 지열정 시추가 진행됐다.

그 결과 2012년 12월 2.1km 심도에서 103℃의 지중온도를 확인하므로써 지열발전이 가능한 지열자원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약 40℃/km의 지중온도 증가율을 보이는 이 결과는 국내 내륙에서 측정된 가장 높은 지온증가율로 심도 4km에서 160℃ 이상의 지열자원이 부존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3년부터 진행된 2단계 사업은 4km 이상 심도의 주입정 시추, 2014년 방향 제어기술을 도입한 발전정 시추, 2015년 인공저류층 생성 및 MW급 지상 플랜트 설치 및 시범운영 등의 공정으로 진행돼 빠르면 2015년에는 국내 최초로 지열발전에 의한 전기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10월 첫 번째 지열정(PX1)이 4,127m의 심도로 시추됐다. 이는 국내에서 시추된 최고 심도다.

이 지열정 시추작업은 목적 지열정의 설계, 시추공정의 최적화 등 설계업무와 시추장비의 구성 및 소모자재 확보 등 조달 업무, 시추 굴착제어, 니수제어, 공벽 안정화 기술 등 건설공사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으로 국내 전문기업에 의해 최초로 이뤄진 국제 수준의 대심도 시추 EPC사업으로 의의가 크다.

현재 두 번째 지열정(PX2)에 대한 상세설계와 지상플랜트에 대한 설계가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PX2 지열정의 시추가 착수될 예정이다.

PX1 지열정 시추 중에 확인된 부지 지질은 지상으로부터 300m 심도까지 연약한 이암층, 300m에서 2,400m 심도까지는 중생대의 다양한 퇴적암과 화산암층의 복합 지층, 2,400m 심도 하부로는 고생대의 화강암으로 복잡한 지질조건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질조건은 시추성능과 공벽 안정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PX1 시추 중 확인된 지질 상태와 시추 공사 중 모니터링된 각종 자료는 신규 확보할 검증 자료 등과 함께 PX2의 방향 및 제원, 시추 파라미터 결정 등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의 확장 계획에도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주관연구책임자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는 “이번 사업은 연구과정뿐만 아니라 연구 종료 후 국내 지열발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열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반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확보돼 각 지역단위에서 보다 활발한 지열발전산업 창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어 “가깝게는 확인된 지열자원인 포항지열발전소에 대한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라며 “지열발전소의 사업화 계획에는 전력생산뿐만 아니라 지열수로부터 발생하는 열에너지의 공급 역시 중요한 자원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된 지열수는 전기에너지로 변환돼 공급되고 필요한 경우 열교환을 통해 열에너지로써 지역난방이나 농업, 어업 등의 산업단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지열발전소에서 공급되는 지열수를 이용한 영농단지 조성과 온천 개발 등을 통해 국내 최대 친환경 지열에너지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현재 두 개의 PX1, PX2 지열정에서 160℃의 지열수를 60kg/sec의 유량으로 순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이는 약 3MWe의 발전이 가능한 조건으로 이번 사업의 성과가 단순 연구과제에 그치지 않고 조기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사업화 계획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관기관인 넥스지오는 정부 지원으로 수행하고 있는 이번 사업에서 확보되는 기술력과 성과물을 바탕으로 약 4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해 한 개의 지열수 생산정을 추가로 설치하고 지상플랜트를 확장해 6MWe급의 지열발전소를 조기에 건설, 2016년 상업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 (주)포항지열발전을 설립하고 현재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윤 대표는 “올해 지열발전이 RPS제도로 편입되고 REC 가중치가 2.0으로 제시된 만큼 안정적인 신재생전력을 공급하게 될 포항지열발전소는 충분한 경제성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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