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재기 해외자원개발협회 상근부회장
[투데이에너지] 최근 국제 자원개발시장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앞서면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셰일혁명’에 따른 원유생산량 증대와 이라크 내전 등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안정적인 원유생산은 원유공급량을 증가시켰다.

반면 주요 원유소비국인 유럽과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인해 원유 수요량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줄어드는 수요에 비해 지속적으로 공급이 확대되는 상황에 따라 지난 6월 이라크의 내전 불안으로 잠시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주요 해외 기관들은 100달러 전후의 하향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원가격이 하락하면서 자원 확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내 인식 또한 점차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자원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다시 가격이 상승했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자원가격은 10년간 상승했다가 20년간 하락하는 수퍼사이클을 갖는다. 우리는 유가가 상승했을 때 비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하고 유가가 하락하면 싸게 되파는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자원가격이 하락세인 지금이야말로 싸고 유망한 자산을 선점할 수 있으며 자원보유국과의 계약조건 등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또한 이미 확보한 자산을 꾸준히 보유해야 현재가치에서 저평가된 자산의 수익성을 유가가 상승했을 때 회복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원개발과 관련한 기술력과 인력을 확보하고 국내 자원개발산업을 키우는 길이 될 것이다.

서양의 메이저기업이 자원개발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100여 년간 이보다 더한 악조건 속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탐사사업에 투자한 끈기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탐사 이후 자원개발에 성공하는 비율은 약 5% 정도로 서양의 메이저기업들은 100개 프로젝트 중에 95개가 실패하고 5개만 개발에 성공해도 사업을 이어나갔다.

미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자원·에너지 관련 연구개발(R&D)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는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등 셰일가스 개발을 가능케 한 기술혁명을 낳게 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에너지수입국으로 올라서면서 3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으며, 일본 또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부예산을 늘리고 자원개발 지원기관인 ‘JOGMEC’을 통해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지원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성공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 한국석유공사는 이라크 쿠르드 유전에서 올해 4월 상업적 발견을 이뤄냈다. 쿠르드 유전에서 허탕만 치고 철수한 외국의 유명한 회사들처럼 중도에 포기했다면 이러한 성과는 절대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원유를 찾아내 생산에 돌입하기까지 그 과정은 매우 길고 복잡하다. 탄성파 도면을 분석하는 데만 8개월이 걸리고 이후 산출 시험과 매장량 평가 등 탐사에만 최소한 3년 이상이 소요되며 생산까지는 적어도 10년이 필요하다. 이렇듯 자원개발사업은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시각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자원가격이 하락했을 때야 말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자원개발사업 투자를 중단할 게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도 자원개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 등을 쌓기 위한 인력양성과 함께 일관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해야 성공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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