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
[투데이에너지] 석유가 산업발전을 위한 필수에너지원이라면 윤활유는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기반물질이다. 마치 실과 바늘처럼 산업현장과 윤활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윤활유는 석유제품의 하나로 기유(Base Oil)에 첨가제가 혼합돼 제품이 만들어진다.

국내에서는 한 해 140만㎘의 윤활유가 생산되고 이 가운데 40%는 자동차용 엔진오일, 기어유 등에 쓰여 우리의 실생활과도 매우 밀접한 제품이다. 또한 수명이 다한 윤활유는 수거돼 보일러 연료인 정제연료유로 재활용되니 참으로 알뜰한 석유제품이라 할 수 있다. 

윤활유란 기계의 마찰 부분에 생기는 열이나 마모를 방지하거나 분산시킬 목적으로 쓰이는 액상 또는 반고상의 오일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마찰면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감마작용, 윤활부에 발생하는 마찰열을 흡수해 방열하는 냉각작용, 국부적으로 받은 압력을 분산 시켜주는 응력분산작용, 내연기관 등에서의 고압가스 누설을 방지하는 밀봉작용 및 윤활면의 부식을 방지하는 방청작용 등이 있다.

따라서 산업현장에서는 윤활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기계나 설비에 적절한 윤활을 행하며 완전한 운전을 통해 고장방지 및 생산성향상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윤활관리를 중요시하고 있다.

윤활관리란 사용조건에 맞는 적절한 윤활유를 선택해 기계설비의 손실을 방지하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윤활관리를 잘 시행하면 설비보전, 생산성향상 및 에너지절약 등의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윤활관리분야의 선진국인 영국에서는 1966년 관련기술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 윤활관리가 완전히 시행되면 수억파운드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1989년부터 윤활관리보급 사업을 전개해 산업전반에 윤활관리 인식을 고조시키기 위한 윤활관리보급 계몽지도사업과 윤활관리기술자 양성사업, 윤활관리효율화 촉진사업 등을 추진해 큰 효과를 거뒀다.

최근의 산업현장은 프로세스의 무인화, 고도화, 자동화, 스마트화 등 진보된 기술적용으로 설비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반면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윤활관리의 인식부족과 경비부담 등으로 인해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의 필수소재인 윤활유의 중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특별한 수익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윤활관련 연구에 의하면 적지 않은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자동차를 예를 들면 엔진과 변속기, 각 회전축 등에 윤활상태를 최적화할 경우 에너지 소비효율이 최대 6.2%까지 개선된다는 결과도 있다. 또한 산업현장에서는 기어박스, 펌프, 터빈 및 컴프레서 등의 적정 윤활을 통한 마찰특성 개선으로 수 퍼센트의 전기료를 절감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전국적으로 윤활관리가 사업장 마다 제대로 시행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체제를 갖춰 윤활관리를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물간 아이템에 식상한 제도 같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시행해본 적이 없고 산업현장의 기본이 윤활관리라면 잘 챙겨서 실속을 차리는 게 백번 옳은 일이다. 한편 국내 윤활유사의 고급윤활기유 세계시장 경쟁력은 단연 으뜸이라고 하니 이와 관련해서 윤활유산업의 선전과 윤활관리 보급의 확산을 기대해 본다. 우리 삶 속에서도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다양한 윤활작용이 필요한 것처럼 기계나 사람이나 윤활유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