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석 대한LPG협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셰일가스 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다.

화학 정유 등 에너지산업은 물론이고 에너지운송과 관련된 조선업에서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인 철강과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관련 산업의 변화가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세계LPG포럼(World LP Gas Forum)’은 셰일가스로 인한 LPG시장의 변화를 확인한 자리였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된 것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LPG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위기 대응에너지로 조명받으며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LPG자동차가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받으며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다.

2000년대 이후 차량대수 평균 증가율 10%를 기록하며 꾸준히 순항 중이다. 보급대수 세계 1위인 터키의 LPG차 운행대수가 400만대를 돌파했고 유럽 주요국가에서도 정부 지원정책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50년대에 세계 최초로 LPG자동차를 본격 상용화한 이탈리아는 2012년 이후 신차 판매 중 LPG차 점유율이 10%에 이르렀고 독일은 정부의 세제혜택과 환경규제 강화 영향으로 LPG차 등록대수가 올해 상반기에 50만대를 넘어섰다.

주목할 만한 점은 셰일가스가 전세계 LPG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LPG가격의 동고하저 현상이 깨지며 겨울을 앞둔 LPG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는 효과는 국내 소비자들도 이미 체감하고 있다. 그간 국제 LPG가격은 난방용 수요가 많아지는 동절기에 가격이 오르고 하절기에 가격이 낮아지는 동고하저 형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셰일가스 기반의 LPG 생산량이 늘어나고 국제 원유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LPG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세계 최대 LPG 소비국인 미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LPG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현재 잉여 LPG 대부분을 남미지역 및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남미지역의 수요 증가는 제한적이어서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ICF의 발표에 따르면 북미지역의 프로판 생산량은 2014년 1,300MBPD에서 2025년에는 2,200MBPD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제 LPG가격이 하향안정화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자동차업계의 셰일가스 대응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애프터마켓 개조 차량이 대다수인 유럽 LPG차시장에 르노·오펠·피아트 등 완성차업체들이 LPG-휘발유 겸용 OEM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미국은 스쿨버스, 화물차 등 차량뿐만 아니라 농업 및 발전용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대기 중 질소산화물 농도를 줄이기 위해 개조 비용까지 지원해가며 LPG택시를 장려하고 있다.

시장 제한의 장벽에 막혀 LPG차시장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셰일가스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LPG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액상분사방식(LPI) 엔진을 상용화했으며 4세대 LPG 직접분사(LPDI) 기술 역시 세계 최초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의 앞선 기술력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열쇠가 되기 위해선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LPG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할 때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