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두환 기자] 소재산업이 기존에 추구하던 경량화 이외에도 추가적인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발표한 ‘경량화 2.0, 소재의 새로운 가치 요구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경량화 2.0’시대

‘경량화 2.0’은 ‘경량화 1.0’에 추가적인 가치를 포함한 개념이다. 기존 고객사들이 경량화만 요구했었다면 최근 고객사들은 경량화와 함께 제품디자인, 방열, 친환경성 등 새로운 가치까지 동시에 요구한다. LG경제연구원은 전자를 ‘경량화 1.0’, 후자를 ‘경량화 2.0’라고 구분했다.

항공우주·자동차업계 등 연비에 관심이 많은 업계에서 경량화는 계속 풀어야하는 숙제다.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곧 에너지효율이 올라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에너지효율 100%가 아닌 이상 기업들은 경량화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지용량의 한계를 갖는 전기차·무인기(Drone)·로봇분야는 타는 목마름으로 경량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경량화 신소재는 최소한의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LG경제연구원은 ‘연비와 안전문제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모두 중요한 요소’라며 아직까지는 자동차업계가 관성으로 철강을 쓰고 있지만 ‘경량화의 요구가 가속되고 있는 상황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량화 3대소재

LG경제연구원은 ‘경량화 2.0’시대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소재로 알루미늄·탄소섬유·마그네슘을 지목했다.

알루미늄은 철 무게의 1/3수준으로 가볍고 열전도율도 우수해 열관리에 특화된 경량화소재다. 가격도 싸고 종류도 다양해 산업전반에 쓰이고 있다. 일반 여객기의 60~70%이 알루미늄합금으로 구성돼있다. 최근 자동차업계도 알루미늄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조사기관 더커(Ducker)는 2025년까지 자동차 내 알루미늄소재 사용비율이 현재의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유의 메탈색상이 고급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애플의 IT기기에도 사용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의 50%, 알루미늄의 80% 수준으로 가벼우며 훨씬 고강도여서 차세대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을 합성한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가 자동차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탄소섬유와 CFRP의 사용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과 생산성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탄소섬유의 가격은 1kg에 10달러 이상이며 CFRP의 가격은 1kg에 40달러 이상이다. LG경제연구원은 탄소섬유가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2025년 차량바디소재의 45%를 CFRP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에 비해 2/3수준으로 가벼운 이상적인 경량화소재다. 다만 마그네슘은 매장량이 많지 않고 부식이 심한 단점을 갖고 있다. 진동을 잡아주는 특성이 뛰어나 진동이 심하면 안전에 우려가 있는 부품에 마그네슘을 쓴다. 벤츠의 스포츠카 AMG-GT 헤드램프 및 보닛이 대표적인 예다.

마그네슘리튬합금의 경우 일반 마그네슘보다도 25%나 더 가볍다. 노트북소재로 쓰일 경우 노트북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15.6인치 노트북의 경우 무게가 2kg에 근접하는데 비해 마그네슘리튬합금을 쓴 LG의 한 노트북은 1.39kg밖에 나가지 않는다.

▲전망

LG경제연구원은 본격적인 소재다원화 시대(The era of Multi-Materials)로 접어들면서 소재기업과 수요기업간 견고한 협력관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소섬유 1위기업 도레이(Toray)가 항공우주전문기업 보잉(Boeing)에 적극적인 협력제안을 통해 소재독점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이에 속한다.

또한 LG경제연구원은 소재전문기업들이 현재 가진 제품 폭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같은 경향 역시 수요기업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또한 소재기업과 가공기업간의 제휴도 활발하다. 이종(異種)소재간 접합문제도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로 알루미늄과 철, 알루미늄과 CFRP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용접을 할 수 없고 단순접착제로 접합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반접착제보다 기계적강도가 강한 구조용접착제가 주목받고 있다고 LG경제연구원은 전했다.

문희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량화 2.0시대에는 소재산업과 소재관련산업에서 다양한 혁신이 동반될 것”이라며 “소재기업들은 경쟁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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