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찬균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아프리카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를 위해 건조하는 LNG운반선 인도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와 TradeWinds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진행에 좀처럼 진척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당초 금년 7월 예정이었던 관련 LNG선 17척에 대한 건조 본계약 체결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졌다. 이들 선박 수주를 위해 현대삼호중공업은 9척, 삼성중공업은 8척의 선표를 비워놨지만 수주계약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그룹)와 삼성중공업이 이 사업을 위한 LNG선 최대 17척을 수주한 바 있다. TotalEnergies사는 지난 2020년 2월 HD현대와 삼성중공업과 17만-cbm급 선박 각각 8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하면서 수주를 기정사실화했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MOL(5척), K라인(4척), NYK(4척), 마란가스마리타임(4척) 등 4개 선사들이 운영할 예정이다. MOL과 K라인은 현대삼호중공업에, NYK와 마란가스는 삼성중공업에 선표를 예약해 둔 상황이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투 트레인(Two-train)’ 방식으로 연간 1,290만톤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선사들은 지난 2020년 12월 선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아푼지(Afungi)와 인접한 카보 델가도(Cabo Delgado) 북부지역의 치안상황이 악화되자 토탈에너지는 2021년 4월 26일 프로젝트의 연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LNG선 발주도 현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연기됐다.

프로젝트가 지연됨에 따라 토탈에너지가 투자해야 할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LNG선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선표 예약이 연장된 만큼 현재 시장가격에 따른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2020년 당시 1억8,000만달러 수준이었던 LNG선 가격은 현재 2억6,00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조선업계는 척당 2억6,500만달러에 계약을 갱신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당시 약 31억달러에 17척의 LNG선을 발주할 수 있었다면 현재는 이를 위해 45억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해 선박 발주에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15억달러 가까이 늘어났다.

선박 인도시기도 기존 2027년에서 2028~2029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 빅3가 2026년까지의 일감을 대부분 채우고 2027년 일감 수주에 나선 만큼 계약이 내년으로 미뤄지게 되면 2027년 중 인도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게다가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이르면 9월 중 40척 규모의 LNG선을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선박 수주를 위해 삼성중공업(16척), 한화오션(12척), HD현대중공업(10척)은 총 38척의 선표를 비워뒀다.

조선업계에서는 카타르에너지의 경우 일반적인 선형인 17만4,000m³급보다 큰 26만m³급 규모의 ‘Q-Max’ 선박 발주를 희망하고 있어 선박 척수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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