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진 중소기업정보경영원 위원
최근 국내외 경기가 바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많은 기업들은 고품질의 제품생산은 물론 사전, 사후 고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기업의 서비스에 의한 고객만족경영을 내세운 이미지 홍보는 무엇을 바라는지 사뭇 못마땅하다.

지금까지 사전서비스(B/S), 사후서비스(A/S), 상담센터, 고객만족(C/S), 소비자제일주의 등 다양한 서비스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심각한 경제 환경 속에 값싼 노동력을 취업으로 포장하여 상담센터에 잡아놓고, 말없는 고객들을 시장 가운데로 내몰아 이리저리 끌려 다니게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가 전화상담소를 찾는 경우는 사용설명서에서도 대책이 없거나 사용설명서가 없는 경우, 경험이나 지식을 동원해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때이다.

대부분의 전화상담소는 전문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상담지침만을 읽어대는 자동응답기와 같다. 고객만족이라는 경영목표는 그저 사무실 벽에 걸려 있을 뿐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만족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전화상담소를 찾는 경우는 친절을 받기위해 전화를 한 게 아니라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함인데 증세만 확인하고 끝난 것이 대부분이다. 아무리 통신사정이 좋아지고 기업부담의 무료전화이지만 결국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기업의 품질비용을 따지지 않더라도 상담원과 서비스요원의 고용을 포함한 각종 비용은 상품의 가격에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활동이 소비자의 부담을 전제로 한 기업들의 한바탕 자기들만의 생색내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제 그 방법이나 기술이 좀 더 성숙된 형태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모래 쌓듯 고객을 볼모로 감동을 휘두르지 말자는 것이다. 최근 기업의 고객만족 실천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고객보다는 기업스스로가 고객감동의 만족에 도취된 듯 한 느낌이다. 진정한 의미의 고객의 편에서 제대로 된 고객만족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화상담소 인원의 충원과 제대로 된 사용설명서 제작에 기울이는 노력을 비교할 때 기업은 어떤 쪽을 선택할까·고객을 효과적으로 감동시키는 방법은 상담요원의 충원과 많은 서비스요원을 훈련시키는 것인가.

최근 거의 모든 제품의 사용설명서가 지나치게 화려하다. 각종 경고표시들로 그림책을 보는 듯 하다. 마치 위험 경고장을 읽는 느낌이다.

전문기술자들이 그들의 눈높이로 만든 설명서를 사용자가 어떻게 읽고 이해할지 의문이다. 또 제조자가 표시한 각종 경고문에는 제품의 약점과 기술개발의 나태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음은 물론 소비자에게는 사용의 강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고객과의 원활한 의사소통과는 무관한 일방적인 통보일 뿐이다.

국내외 표시관련 규격들은 화려하고 매력적인 내용과 표시보다는 명확하고 실제적인 정보의 전달을 요구하는 것이다.

제조물책임(PL)법 대응을 위한 각종 기준과 참고서에서 강조한 표시결함 예방대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표시방법의 적합성과 타당성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된 기준을 소개해 주는 것일 뿐인 것이다.

사용설명서는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과 발생가능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명확하게 기록하여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라벨은 가장 가까이서 언제라도 제품에 붙어 사용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도구이다. 판매용이 아니라 실사용에서 발생되는 안전문제를 지적하고 대피기능을 가진 중요한 부착물이다.

사용설명서는 신제품 기술홍보물이 아니다. 만화책도 그림책도 아니다.

간단하고 명확해야 하고 만든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이 같이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개선해 가는 것이 진정한 고객만족을 실천하는 첫 번째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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