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테슬라 열풍이다. 아니 광풍이다.

사전예약만을 실시했다. 그것도 내년 말 출시하는 차량이다. 그런데도 2주일 남짓 무려 전세계 주문량이 40만대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게 제시된다. 테슬라의 마케팅전략이 뛰어나다는 시각에서부터 제품을 잘 만들면 시장은 반응하는 사례로도 소개된다. 브랜드가 갖는 가치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한다. 전기차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테슬라만이 가능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비평적인 시각도 상당수 존재한다. 테슬라가 몇 년간 팔았던 차량보다 많은 숫자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또 단기간에 조직과 시설을 갖춰 품질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의문도 있다.

어찌됐던 테슬라는 세계적인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가 이슈를 선점하는 역할을 하면서 유·무형의 소득을 전기차업계에 안긴 셈이 됐다. 적어도 이 사건 하나로 전기차 대중화 시기는 분명 앞당겨졌을 것이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확대해 단언하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승자’ 얘기가 그렇다. 분명 전기차에 호의적인 사람이 많다. 이것이 일반적 시각임은 맞다. 그러나 몇 가지를 꼭 짚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시장진입 시기가 다르다. 전기차시장은 지난해만 32만대 이상이 팔렸다. 올해는 40만대 시장을 바라본다. 반면 수소차는 4월 현재 출시된 차량이 손에 꼽힌다. 현대차와 도요타, 그리고 이제 막 시장출시를 선언한 혼다까지 3개사에 불과하다.

판매 누적분(실제 출고)도 3사를 모두 더해 1,000대를 넘지 않는다. 이 같은 판매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비록 더딜지라도) 조금씩 늘어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단점으로 지적된 높은 차량가격의 향후 인하 가능성은 판매량 증가에 따라 수소차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공통적으로 충전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설치비용은 수소차가 전기차의 수십배다. 이 점도 전기차 우위를 점치는 주요 이유다. 그러나 전기차는 기존 전력망과 연결돼 전기를 끌어다 사용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아직은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숫자가 적어 전력그리드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점차 차량이 늘어 전기사용이 많아지면 전력공급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이를 대비해 발전·송전설비를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반면 수소는 전력망에 영향이 없다. 수소를 공급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니 오히려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전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보이는 비용만을 인프라 구축비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우위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되지만 차량 무게와 원가부담이 가중돼 쉽지 않다. 배터리기술의 진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소차는 현재 기술로도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지금 당장의 기술적 우위를 논하자면 수소차가 오히려 후한 점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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