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높일 새로운 분리막이 개발됐다. 기존 이온 통로로만 쓰이던 분리막을 화학작용에도 관여하게 만든 ‘화학적 기능성막’이다.

이번 개발로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불순물을 화학작용으로 걸러낼 수 있어 고성능 리튬이온전지 제조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는 김병수 자연과학부 교수와 이상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능성 나노셀룰로오스가 도입된 ‘화학적 기능성막’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능성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무에서 얻은 셀룰로오스를 합성한 분자체를 통해 기능화시킨 물질로 이에 따라 분리막 화학작용에 참여해 불순물을 걸러내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분리막은 이차전지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소재다. 원래 전지의 화학반응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이번 연구로 분리막의 화학적 활성 기능을 이용해 전지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길이 열렸다.
 
김병수·이상영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분리막 성능을 높이는 효과적인 2층 구조를 설계했다. 작은 구멍을 가진 기능성 나노셀룰로오스에 큰 구멍을 가진 다공성 고분자 섬유를 붙여 구멍이 많고 균일한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능성 나노셀룰로오스가 화학반응에 참여해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불순물 제거에도 도움을 준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구민수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셀룰로오스에 중금속 이온과 화합물을 이룰 수 있는 분자체를 붙여 화학적인 기능을 부여했다”라며 “전지 성능 저하를 가져오는 불산도 다공성 고분자 섬유로 제거할 수 있어 다양한 전지 특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분리막은 차세대 양극 활물질로 주목받는 리튬망간산화물(LiMn₂O₄, LMO)의 상용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 물질은 저렴하고 출력 특성이 우수해 고용량 배터리로 주목받지만 고온에서 망간이 흘러나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고온에서 전지 성능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새로운 분리막을 쓰면 이러한 현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 화학적 기능성막을 개발한 UNIST 연구진. (왼쪽부터) 민사훈 박사, 김정환 연구원, 이상영 교수, 김병수 교수, 구민수 연구원.
이상영 교수는 “현재 분리막으로 쓰는 폴리올레핀 계열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라며 “이전에 보고된 적 없는 신소재와 구조가 적용된 이번 분리막 연구는 정체된 전지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병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가 가진 구조체에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켜 다른 기능을 부여하고 이를 실제 전지에 성공적으로 응용한 극히 드문 우수한 사례”라며 “유기소재 합성기술과 분리막 각각의 분야에서 쌓인 오랜 노하우가 만나 이뤄낸 성과”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화학협회의 ‘나노레터스’ 8월호에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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