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우 박사.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누구나 급할 때 배터리가 방전돼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갖고 있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방전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과학계에서도 정확한 원리는 미스테리였다.

이제 좀 더 오래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연구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 속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포스텍에 따르면 미국 스탠포드대-SLAC(스탠포드대 선형가속기센터)-MIT(매사추세츠 공대)-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 속을 들여다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4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에는 포스텍 출신의 임종우·소홍윤·이상철 박사(이상 스탠포드대)와 유영상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박사 등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소형 배터리는 물론 전기자동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대형 배터리까지 사용범위가 확대되면서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 속도를 높이는 연구가 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해질 속의 리튬이온이 전극물질 안에 들어가는 속도와 나가는 속도가 모두 빨라져야 충·방전 속도를 올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 과학계는 이 원리를 풀지 못했다.

▲ 리튬이온 배터리 이미지. 사진 제공 폴 뮬러(Paul Mueller/LBNL).
연구팀은 입자가속기와 특수 제작한 미니어쳐 리튬배터리를 이용해 배터리입자 내부로 리튬이온이 들어가는 모습과 나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배터리가 작동되는 복잡한 원리를 풀어냈다.

충전과정에서는 리튬이온이 전극 입자 밖으로 나가고 방전 중에는 입자 속으로 들어간다. 또한 리튬이온은 배터리 입자 표면 전체에서 매우 불규칙적으로 들어가고 나간다. 다시말해 어떤 부위는 리튬이온을 많이 받아들이고 반대로 적게 받아들이는 부위가 있는데 이같은 불규칙성이 높을수록 배터리입자에 무리가 가해지고 금이 생겨 배터리의 수명이 줄어든다.

연구팀은 이 불규칙성이 방전보다 충전 과정 중에 훨씬 더 커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반대로 충·방전을 빨리 할 경우 이 불규칙성이 억제돼 배터리입자에 무리가 덜 가해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리튬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 속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리튬이온과 전극 물질 사이의 속도공식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이 공식을 이용하면 리튬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연구에 빠른 진전이 예상된다.

임종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 관련 연구 발전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직접적으로 배터리의 속도와 수명향상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연료전지나 촉매와 같은 전기화학의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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