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국내 발전용연료전지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이 접수됐다. 특히 값싼 부생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용연료전지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

국내 주택·건물용연료전지시스템을 제조해 공급하고 있는 에스퓨얼셀(대표 문기억)이 5일 후지전기코리아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본 후지전기의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들여와 국내 발전용연료전지시장에 참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따라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이 경쟁하는 관련시장 변화는 물로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후지전기가 일본 내 100kW급 PAFC시스템을 실증한 설치 위치도.
 
■에스퓨얼셀-후지전기 ‘맞손’…주목할 점은
에스퓨얼셀은 5일 후지전기의 한국법인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일본 후지전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들여와 국내 발전용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내용이다. 세부적으로 양사는 △후지전기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PAFC) 공급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발전사업 △공공 및 민간 의무화시장 진출 △향후 사업 상호협력 등을 약속했다.
 
이번 양해각서에서 몇 가지가 주목된다. 가장 먼저 후지전기가 보유한 연료전지기술이 인산형연료전지(PAFC)다.
 
PAFC는 두산이 미국 클리어엣지파워(구 UTC파워)를 인수해 확보한 기술로 국내 설치된 PAFC 대부분 클리어엣지파워와 두산이 공급한 시스템이다. 두산에 피인수된 클리어엣지파워는 구 UTC파워의 연료전지사업부문을 인수한 기업으로 PAFC기술에서는 세계적인 선두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후지전기 역시 관련기술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에스퓨얼셀의 주장이다. 회사의 관계자는 “후지전기는 40여년 전인 1970년대부터 PAFC 기술개발에 나서 1998년 첫 100kW급 시스템을 제작했다”라며 “이 기간에 50·100·200kW급에서 최고 500kW급까지 최적의 발전출력을 결정하기 위한 다양한 실증을 진행해 최종 100kW급 출력이 가장 효율이 높은 것으로 검증됐다”고 말했다.
 
이후 후지전기는 100여곳에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설치해 실증을 마쳤다. 대상지역도 일본을 포함해 독일, 아프리카 등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서울과 수원에 위치한 특정시설을 대상으로 실증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전지를 가동하기 위한 연료 경쟁력도 앞선다는 평가다. 회사의 관계자는 “두산이 확보한 PAFC기술과 다르게 후지전기 시스템은 수소를 바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이 밖에 바이오가스, 천연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 내 하수처리장에 설치된 100kW급 PAFC시스템.
 
■산단 부생수소 활용 가능성 점쳐져
양사가 체결한 양해각서 세부내용에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발전사업’도 들여다 볼 사안이다. 부생수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철강제조공정에서 부산되는 수소를 말한다.
 
현재 국내 설치된 연료전지발전소 가운데 부생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값싼 부생수소가 풍부한 울산, 대산, 여천 등 대규모 화학단지조차 연료전지발전소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는 대부분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두산의 PAFC기술은 물론 포스코에너지가 확보한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부생수소를 활용한 국내 연료전지기술은 상업용이 아닌 연구개발·실증용 단계에 머물러 있다. 울산은 친환경전지실증화단지 프로젝트를 통해 고출력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스택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충남 대산 한화토털 내 부지에서는 코오롱그룹이 하이드로제닉스(캐나다)의 스택(PEMFC)을 들여와 1MW급 실증을 진행한 바 있다.
 
에스퓨얼셀과 후지전기는 이 같은 환경을 적극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값싼 부생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생산시설(온사이트)이나 수소배관을 이용할 수 있는 근접거리에 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할 경우 생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타기술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연료전지발전소의 전력생산원가 중 연료비(LNG)가 65% 내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수요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퓨얼셀의 관계자는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몇몇 기업과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라며 “남는 부생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에스퓨얼셀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발전용연료전지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관계자는 “기존 가정·건물용시스템외 100kW급 시스템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발전사업 진출 등 사업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후지전기와 협력해)국내 발전용연료전지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건물용연료전지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에스퓨얼셀이 일본 후지전기 100kW급 PAFC시스템을 활용한 국내 발전용시장 공동진출을 선언해 주목된다. 사진은 5일 양사간 양해각서 체결 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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