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FC EXPO 2017’을 가다
[르포] ‘FC EXPO 2017’을 가다
  • 장성혁 기자
  • 승인 201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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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일본의 수소연료전지산업은 글로벌 최상위 그룹으로 평가된다. 소재, 가공, 제조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주택용연료전지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17만대 가량이 보급됐다.
 
최근에는 수송용시장이 심상찮다. 에너지기본계획에 이은 수소연료전지 로드맵을 발표한 일본은 가장 먼저 수소차보급을 위한 수소충전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근까지 구축된 수소충전소는 모두 92기로 2020년까지 160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과 시장은 지난 3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막을 내린 ‘FC EXPO 2017’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주택용 연료전지시스템을 필두로 압축기, 저장용기, 디스펜서 등 수소충전소 장비업체가 대거 참여해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투데이에너지가 2005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13회째를 맞은 FC EXPO 현장을 스케치했다.<편집자 주>
 
 
수소사회 한 걸음 다간 선 일본
 
 
 
수소이용에서 공급체계까지 구축…큰 그림 그리고 실행 
 
주택용연료전지 ‘강세’ 속에 충전인프라구축시장 ‘들썩’
 
 
▲ 지난 3일 폐막한 FC EXPO 2017.
역시나 인기가 높았다. 1일 개막식 행사가 예정된 오전 9시30분이 되지 않아 전시장에 도착했지만 현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둘러 수소연료전지관으로 이동했다. 주차장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한 동쪽 끝에 전시장이 위치해 있어 한참을 걸어야만 했다.
 
전시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새롭게 마련된 독립공간에 참여 기업을 적절히 분산시켜 동선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대부분 일본 현지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두문두문 국가관이 눈에 띈다. 독일과 캐나다, 대만 등이 공동부스를 마련했다. 한국관은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개발 기업 4곳이 공동참여해 기술홍보에 나서고 있었다.
 
최근 중국발 수송용연료전지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만큼 관련기업에 주목했지만 중국기업 참여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상하이에 소재한 수소차 파워트레인 제조사인 리파이어(Re-Fire: Reinventing Fire Technology Company Limited)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중국의 대규모 수소전기버스 보급과 직접 관련있는 기업으로 수소버스 스택을 공급하는 캐나다 ‘발라드파워’의 중국 현지 주요 파트너 3개사 중 하나다. 이미 광동성 불산시에 이 회사의 파워트레인이 얹혀진 수소버스가 시범노선을 운행 중이다.
 
파견된 중국 관계자는 현재 5,000대에서 최대 1만대까지 수소차 전용 파워트레인을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혼다의 ‘SHS’-완벽한 수소이용시스템
전시 전체 공간을 가볍게 둘러본 후 ‘혼다’ 부스로 달려갔다. 혼다가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 수소차 ‘클라리티’보다 구미가 당기는 물건(?)을 눈도장으로 찍어 놓았기 때문이다. 혼다는 이번 전시회에 모듈형 수소충전소인 ‘SHS(Smart Hydrogen Station)’를 출품했다.
 
▲ 혼다의 SHS(Smart Hydrogen Station).
SHS는 한 마디로 ‘완벽한 수소이용시스템’이다. 혼다는 홍보 전단지에 SHS를 ‘Packaged Hydrogen Station Unit’으로 표기했다. 말처럼 수소충전이 가능한 모든 부품을 한 공간에 패키징해 모듈화한 것이 특징이다. 크지도 않았다. 길이×폭×높이가 3.2m×2.14m×2.1m에 불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제조돼 현장에 놓기만 하면 된다. 물론 수도, 전기 등의 배관공사는 필요하다.
 
혼다는 현재 SHS가 10군데 가량 설치됐다는 설명이다. 혼다의 관계자는 “사이타마현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10곳에 설치가 돼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상업용이라기 보다는 혼다 수소차인 클라리티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제공이 목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SHS가 주목되는 것은 완벽한 수소이용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SHS는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얻어 물 전기분해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수소저장용기에 담겨 수소차량 충전에 사용된다.
 
SHS는 하루 1.5kg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저장능력은 총 19kg으로 압축기없이 차압으로 수소충전이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대 3~4대의 차량에 충전이 가능하지만 연속충전은 할 수 없고 차량충전 후 한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
 
차량충전을 하지 않을 때는 외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혼다가 이동식 비상발전용으로 개발한 파워익스포터(Power Exporter)를 통해 가정의 비상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지진 등으로 정전 발생 시 위급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
 
사양만 놓고 보면 상업용으로서는 부족하다. 그러나 컴펙트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수소생산에서부터 저장, 이용방식에 이르기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없는 완벽한 수소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혼다의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 수소충전소 구축시장 확대→저장용기 경쟁 본격화
이번 전시회에 또 하나 특징은 수소저장용기 제조업체의 대거 등장이다. 일본 수소 이송에 사용되는 용기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삼텍을 시작해 JSW, JFE, 다이나텍, 미쓰이 등이 모두 참여했다.
 
삼텍은 명실공히 일본 수소저장용기시장의 최대 강자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에 구축된 수소충전소 78개소 모두 삼텍의 저장용기 제품 가운데 최소 하나를 사용했다. 삼텍의 관계자는 “우리의 주력제품은 Type3로 가볍고 저장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78개소 정치형 및 이동형 충전소에서 우리가 제공한 총 353개의 저장용기가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Type3는 용기 라이너 전체를 복합재료로 보강한 용기로 내부는 금속재, 외부는 복합재를 사용한 제품이다. 복합재(CFRP)는 탄소섬유를 강화재로 하는 플라스틱계 재료다.
 
▲ 삼텍의 다양한 수소저장용기.
 JFE도 Type2 제품을 들고 전시회장을 찾았다. 이 회사가 속한 JFE그룹은 이미 오랜기간 스틸제조와 엔지니어링 등의 사업을 통해 소재 및 조립기술이 뛰어나다. 회사의 관계자는 “수소저장용기시장은 이제 막 뛰어들었지만 그룹의 소재기술과 엔지니어링 능력이 탁월해 원가경쟁력은 물론 제품 품질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JFE의 주력제품은 Type2다. 제품은 최근에야 출시됐지만 가격과 안전성을 내세워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노르웨이 헥사곤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일본 미쓰이는 헥사곤의 35·50·70Mpa 용기를 수입해 일본 판매에 주력하고 있었다.
 
■ 수소공급을 위한 협업체제 ‘Hystra’
일본은 2030년 이후 펼쳐질 수소사회를 대비해 충분한 수소공급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수소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공급하겠다는 점이다.
 
일본은 경제성이 낮아 사용되지 않고 있는 호주의 갈탄을 주목했다. 갈탄에서 수소를 추출해 액화한 뒤 액화수소수송선을 통해 일본으로 들여오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메가 프로젝트에서 가장 분주한 기업은 가와사키중공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액화수소수송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미 2020년 실증사업을 위한 수송선 설계를 마무리했으며 국제해사기구(IMO)로부터 잠정승인 권고까지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의미있는 단체가 설립됐다. 가와사키중공업을 필두로 J-Power, 쉘 재팬, 이와타니 등 4개 기업이 ‘Hystra’를 설립했다. 외국으로부터 수소를 들여오기 위한 협업체제를 마련한 것이다.
▲ 가와사키중공업은 J-Power, 쉘 재팬, 이와타니 등과 손잡고 수소공급체제를 담당할 ‘Hystra’를 지난해 설립했다. 인물은 야마모토 시게루 가와사키중공업 부장.
생산부터 유통까지 과정을 들여다보자. 이 단체의 협업시스템은 완벽하다. 가장 먼저 J-Power는 갈탄이 매장된 호주 현지에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가스화플랜트를 구축한다. 이후 이와타니가 생산된 수소를 배관을 통해 부두로 이송한 뒤 액화해 대규모 탱크에 저장한다. 저장된 수소는 가와사키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수소수송선에 실려 일본으로 운송되고 이 과정을 쉘 재팬이 담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들여온 액화수소는 이와타니에 의해 전국으로 유통된다.
 
현재 2020년 실증사업 추진을 위해 일본 고베(Kobe)지역을 액화수소 입항지로 선정했다. 실증사업비는 정부지원에 더해 참여 4사가 일정 금액을 분담하는 구조로 추진된다. 호주정부와는 세부논의에 착수했으며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 SOFC 급상승…턱밑까지 추격
“2015년 말 기준 일본의 주택용연료전지 보급대수는 12만5,000대 가량이다. 이 가운데 11만7,000대가 PEMFC(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 타입으로 파나소닉과 도시바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SOFC 타입은 현재 8,000대 가량이 보급됐는데 이들 제품 모두 아이신이 보급했다. 아이신은 2012년부터 보급시장에 참여해 2015년 말 전체시장에서 6.5%의 점유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이 내용은 지난해 3월, 12회 FC EXPO 방문 직후 ‘SOFC의 반격 예상’이라는 제목으로 썼던 기사내용이다. 당시 반격의 이유로 아이신이 독자 판매망을 구축해 직접 판매에 나선다는 내용과 함께 발전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52%를 달성했다는 점을 들었다.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주택용연료전지는 약 4~5만대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아이신의 시장점유율은 30~40%에 이른다. 한 해에만 1만5,000대 가량의 SOFC 시스템이 일본 소비자에 선택된 것이다. 지난 몇 년을 더한 실적보다 높은 성과다.
 
이러한 배경을 묻자 아이신의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발전효율이 높은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우리가 달성한 52%의 효율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스템 사이즈가 작은 것도 큰 요인이다. 출시된 제품 가운데 가장 소형으로 설치공간 선택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카토 토시아키 아이신 영업부장(사진)은 일본 주택용연료전지시장에서 SOFC 돌풍이 불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용시장에 이어 건물용시장에서도 SOFC 등장이 예고됐다. 5kW급 SOFC 타입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실증을 진행한 미우라는 올해 4.2kW급 시스템으로 전시회장을 찾았다. 관계자는 “아직 정식 출시는 하지 않았지만 실증 결과 만족스러운 데이타가 도출된만큼 올해 중으로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일본시장 노리는 일진복합소재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국내기업은 SOFC 산업화에 주력하고 있는 STX중공업, 케이세라셀, 에이치앤파워, EG 등 4개 기업이 SOFC 공동부스를 선보였으며 이어 코오롱, 세종공업, 미코 등이 참여했다. 특히 복합용기 전문기업 일진복합소재는 일본 현지 판매사인 토모에(Tomoe)와 독립부스를 마련하고 일본 진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일진복합소재는 Type4 차량용 수소저장용기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워 적극 홍보했다. 회사의 관계자는 “도요타와 혼다 등 수소차량을 출시한 완성차업체 외에도 일본은 다양한 완성차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700bar 충전이 가능한 우리 제품에 관심이 높다”라며 “현재 일본 판매를 위한 인증을 추진 중으로 연말 이전 인증획득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륜차나 특수다목적용차량 등에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 관련인증체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인증이 갖춰지는 내년 쯤에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현대차가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 수소차 투싼ix은 물론 내년 출시될 차세대 수소차량에도 수소저장용기를 공급키로 해 기술력을 입증받은 바 있다.
 
▲ 일진복합소재가 일본 현지 판매 대행사인 토모에(Tomoe)와 공동부스를 마련하고 700bar 수소저장용기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올해 첫 출품한 일본 기업 brother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회사는 정치형·이동형 2개 타입의 비상용 연료전지시스템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전시장에 조성해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정치형·이동형 모두 700W 출력이 가능하며 정치형은 백업용 전원으로 철도나 차량신호등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동형은 공사현장, 비상용전원으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관계자는 “수소는 외부에서 카트리지 형태로 공급받게 된다”라며 “일본은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많은 곳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서 특히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유럽의 수소이동솔류션 선두주자인 심비오(Symbio)는 일본 완성차업체인 닛산과 손을 잡았다. 이들은 벤(VAN) 타입의 수소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공동개발해 내년 9월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NV200’으로 명명된 이 차량은 한번 충전에 500km이상 주행을 목표하고 있으며 700bar 충전이 가능하다.

▲ 비상용 연료전지시스템을 들고 나온 일본 기업 ‘brother’

 
▲ 유럽의 수소전문기업 심비오(Symbio)가 일본 닛산과 손잡고 밴 타입의 수소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을 선보였다.

▲ 혼다의 수소차 ‘클라리티’ 내부모습.

▲ STX중공업, 케이세라셀, 에이치앤파워, EG 등 SOFC 기술개발에 나선 국내 4개사가 공동으로 부스를 마련해 기술홍보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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