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보일러 시장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 국내의 효율관리제도의 합리적인 효율측정방법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국내의 가정용가스보일러의 효율관리제도가 보일러 효율관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에너지 절약면에서 성과를 달성하는데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지나친 고효율화 경쟁을 부추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공존하고 있었다.

특히 업체간 지나친 고효율화 경쟁으로 효율등급 1년여만에 80% 미만의 보일러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최저소비효율제'의 실행은 아직까지 안전과 환경 등 기술적 조화가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한국가스석유기기협회 김성민 기술부장은 "가스보일러의 특성상 제품의 내구성과 사용트러블은 설치 후 어느 정도 기간이 경과한 후에 나타난다"며 "현재의 고효율제품이 안전과 성능을 모두 만족하고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적용하는 보일러 효율은 가스소비량을 최대로 한 총부하 상태에서의 수치로 현재 KS규격에서 비례밸브의 경우 부분부하 효율기준이 총부하보다 3% 높게 설정되어 있어 밸브의 구조에 따라 효율특성이 달라질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현재와 같이 일부소비량 조건을 측정해 평가하는 것보다는 총부하와 부분부하를 모두 실시해 두 기준에 적합한 경우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효율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의 하나인 보일러의 보조에너지인 전기 사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펌프, 홴, 제어장치 등의 에너지효율개선을 위해서도 적합한 효율평가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유럽의 보일러 효율은 EU지침 92/42/EEC에 의해 정격출력 4kW이상 400kW이하의 가스연료의 온수보일러에 대한 열효율을 규정한 것으로 지난 1992년 5월21일 규정됐다. 보일러는 △보일러의 종류 △출력 △연료에 따라 정격출력·부분부하(30%)에서 수행된 열효율시험에서 정하는 최소 열효율요건에 적합해야 하며 제품규격에서 정한 효율은 실제 현장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총부하와 부분부하의 시험결과를 반영한 연간효율을 이용한 보일리즘(BOLISM)과 계절별 효율을 이용한 세드벅(SEDBUK) 등 새로운 효율평가방법을 개발했다.

보일리즘(BOLISM)은 유럽의 에너지 절약프로그램으로 개발되어 건물의 열성능, 난방시스템의 형태, 제어장치의 사용을 고려해 특수난방설치 열효율을 계산한 것이다. 영국에서 사용되는 SEDBUK은 개별건물의 특성의 고려와 추가적인 보일러 시험정보를 요구하지 않아 BOLISM보다 덜 복잡하지만 보일러에서 총부하와 부분부하의 시험결과, 보일러의 종류, 사용된 연료, 버너제어장치, 점화방법, 내부온수저장 용량의 간단한 특성이 고려된다.

이처럼 보일러의 선진국이랄 수 있는 유럽에서는 총부하와 부분부하의 시험결과가 반영된 열효율 측정방법을 개발해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효율관리제도는 지나친 과당경쟁으로 인한 '효율경쟁'만 부추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성민 부장은 "효율제도초기 가스보일러의 평균 효율이 75~78% 수준에서 현재는 80% 이상의 제품보급만으로도 이미 기대이상의 높은 에너지 절약을 달성했다고 본다"며 "효율 1~2%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은 즉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현 제도시행 전에 업체의 의견수렴과 외국의 사례와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적합한 효율평가시스템은 결국 전 세계 보일러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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