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국내 액메이커 업체는 매출액 등 외적인 성장은 물론 순수익도 크게 증가해 질적인 성장을 함께 하고 있다. 2003년도 한국산업가스(KIG), 대성산업가스, 프렉스에어코리아(PKC), 비오씨가스코리아(BOCK) 등 4대 액메이커의 총 매출은 5,287억원에 달해 5,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02년 총매출 4,656억원에 비해 13% 성장된 산업용가스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올해 6,000억원 시장진입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내면에는 액사 내부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경영체질 강화 등 체질개선이 뒤따랐다.

이에 본지는 그간의 액4社의 발전사 및 현황, 시장성, 향후 과제 등을 알아봄으로써 향후 산업용가스 업계를 전망해 본다. / 편집자주

산업용가스의 서막

산업용 가스(산소, 질소, 아르곤)의 발전사는 근대 과학 발전사와 맥을 같이한다. 공기의 무게를 처음 측정한 이탈리아의 갈릴레이(Galilei)나 기체의 부피와 압력과의 관계를 처음 규명한 영국의 보일(Boyle), 산소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한 프랑스의 라부아지에(Lavoisier) 등은 가스 발전사에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을 남긴 위인임과 동시에 우리 화학 교과서에 항상 등장하는 화학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초저온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고 지금도 그의 이름이 초저온 저장 용기를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된 영국의 듀어(Dewar)는 유명한 저온 물리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걸쳐서 활발히 이루어졌던 가스연구는 그 당시 세계 최고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가스연구를 통해 배출됐다.

산업용 가스 중 가장 먼저 상용화 된 것은 산소다. 1886년 영국의 Brin 형제(Arther Brin, Leon Quentin Brin)는 화학적 분리법에 의해 산소를 대량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성공시켰다. 이들이 세운 회사가 지금의 영국의 BOC다. 이후 1903년 프랑스의 클로드(Claude)는 액체공기로부터 산소를 제조하는 단식증류탑을 개발했고, 1910년 독일의 린데(Linde)는 복식증류탑을 개발했는데 이로써 공기액화분리의 기초가 완성됐다. 이들은 각기 가스회사를 설립해 현재 프랑스의 Air Liquid사와 독일의 Linde사가 됐다. 공기액화분리기술은 일본으로 건너가 1910년 일본산소가 설립됐고, 미국에서는 독일 Linde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Air Product와 Praxair(구 UCC)가 설립됐다. 현재 전 세계의 가스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메이저급 가스회사들은 길게는 120년 짧게는 70년 이상의 역사를 갖는다. 그 사이 공기분리 기술도 많이 발전해 1960년대에는 흡착제를 이용한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1980년대에는 막(Membrane)을 이용한 막분리 기술이 개발돼 현재 공업적으로 사용되는 세 가지의 분리기술이 모두 등장하게 되었다.

국내 산업용가스의 발전사

우리나라의 산업용 가스산업 역사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1934년 프랑스와 일본의 합작으로 설립된 동양산소공업이 효시라는 주장이 유력하다. 해방과 6.25를 거치면서 국내 거의 모든 산업시설이 파괴되었다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외국 기술과 자본에 의해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가스회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1972년에 KBOC의 전신인 해동와사가 설립돼 기체산소, 질소, 아세틸렌 등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다음해인 1973년에는 일본 오사카산소와 합작으로 한국산업가스가 문을 열었다. 1975년에는 Praxair Korea의 전신인 UCC Korea가 설립됐고, 1979년에는 대성산업가스의 전신인 대성옥시톤이 설립되면서 대규모 산업용가스를 생산하게 됐다. 현재 국내 산업용가스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위 액4개社가 모두 1970년대에 등장한 셈이다.

지금은 4개의 액메이커 외에 많은 가스회사가 설립돼 산업용가스의 충전과 판매를 하고 있고, 포스코(포앙제철, 광양제철), INI스틸, 동국제강, 한보철강 등과 같이 대규모 자가플랜트를 운영하는 업체도 많이 생겼다.

온사이트 방식으로 전환 뚜렷

해마다 1월초 산업용가스업계는 물류비, 인건비 및 전력원단위의 변화 등에 따른 생산원가 변동요인으로 인해 공급단가조정에 따른 수요처 및 유통업체와 마찰에 휘말렸던 바 있다.

국내 액체플랜트의 생산은 공급부족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저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는 일부 액체플랜트가 설비보강의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액메이커들이 현재의 유통상황을 감안, 가동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철강, 화학 등 대규모 수요처들의 기체가스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액체가스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런 와중에 대기업들의 자가플랜트에서 공급돼 왔던 잉여가스 공급량 마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액체가스대비 기체가스의 시장구조는 지난 92년까지 전체 수요량의 50%이상을 차지한 액체가스가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온사이트 및 파이프라인 공급방식이 눈에 띄게 증가해 현재는 기체가스 공급량이 전체의 5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체가스는 대부분 국내 최대 공급업체인 한국산업가스가 울산지역을 중심으로 비오씨가스코리아의 포항, 대산지역에 주로 공급하고 있으며 천안, 아산, 여천, 기흥, 군산, 대전 등에선 온사이트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이같은 기체가스로의 공급 전환은 장치산업인 산업용가스 공급사업이 최소의 투자비와 인력투입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형태 변화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다국적 산업용가스기업들의 경영전략에 따라 국내 CEO들의 경영방식이 매출위주의 외형 부풀리기에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익창출과 주주중심으로 변환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는 수익이 미진한 사업분야에 대해선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각 사가 전면적인 원가분석에 돌입한 결과 앞으로의 액메이커 투자는 장기간의 투자수익이 보장되는 파이프라인과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가스 사업에 대한 비중은 높아지고 탈(脫)액체가스 사업 형태로 진행될 것이 유력하다.

실제로 가스제조업체가 분석한 분야별 시장점유(매출) 구조는 파이프라인이 55%, 액체가스 공급시스템이 25%, 특수가스와 장비 및 기타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0%로 구성돼 있다.

액메이커의 수익구조상 파이프라인과 특수가스 그리고 직거래처를 제외한 유통업체(충전·판매)로의 공급비중(5∼15%) 자체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액메이커의 연간매출에는 10%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지만 순이익부분에서는 여타 사업의 절반이하 수준인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액체가스는 제품이 동일한 반면 파이프라인과 특수가스는 순도 및 원단위 생산가를 통해 제품에 대한 차별화가 가능해 사업적인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탈액체가스 전략이 계속될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일선 액메이커의 생산 및 재무·기획담당자들도 매년 꾸준한 수요증가를 나타내는 파이프라인 공급의 경우 전력 원단위가 낮아지는 반면 이와는 별도로 액체가스를 생산·공급해야할 경우 현재의 가격구조에 대해선 사업성에 대한 불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결국 일반 충전소와 판매업소가 주력하고 있는 액체가스 공급시스템에 대한 원가부담은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충전업계의 경우 제조업체와 실수요처 그리고 판매업소 사이에서 동일한 제품에 대한 경쟁력의 부재가 사업적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인 탓에 가격인상 요인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영업에 대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상이다.

가뜩이나 경기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거래처가 공급처인 충전업계의 요구사항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지만 신규업체의 등장으로 인한 동종업계간 경쟁이 심해져 업계 내부의 조율마저 어렵기만 하다.

액체가스 생산·공급업체는 앞으로 점진적이긴 하지만 현재 시중에 형성된 가격의 200% 수준까지 공급가격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게 여타 사업부문과 대비해 수익구조를 평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경우 충전·판매업계의 경제적인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그에 합당한 영업전략에 따라 경영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충전업계와 판매업계가 액체가스 유통업체로서 짊어져야 할 과제인 셈이다.

유통업체들도 사업을 통한 이익창출에 목적이 있다면 제조비에 대한 원가분석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합당한 가격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4社 지난해 13.6% 성장

지난 20년간 국내 산업용가스 시장은 실로 엄청난 질적,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액메이커 4개社의 매출액 및 순수익은 크게 증가했다. 2002년도 한국산업가스(KIG), 대성산업가스, 프렉스에어코리아(PKC), 비오씨가스코리아(BOCK) 등 4대 고압가스액메이커의 총 매출은 4,656억원으로 5,000억원대를 넘지는 못했으나 지난해 액4社의 총 매출액은 5,289억원으로 5,000억원대를 넘어선 성장세를 보였다.

가스제조메이커 4개社의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산업가스 1위, 2위는 대성산업가스, 3위는 BOC가스코리아 순이었고 그 뒤를 이어 프렉스에어코리아 등이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각 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업가스 전년대비 20.1%늘어난 1,831억원으로 선두유지, 대성산업가스가 전년대비 12.4%늘어난 1,456억원, BOC가스코리아 10.6% 늘어난 1,001억원, 프렉스에어코리아는 전녀대비 7.2% 늘어난 999억원 등 총 5,289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실적은 2002년의 4,656억원에 비해 13.6% 성장한 것이다.

액메이커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KIG가 297억원으로 전년대비 5.5% 증가했으며 DSS는 179억원으로 36.5%순익성장, BOCK 27억원 순이익, PKC가 2.6% 성장한 13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액메이커 4개社의 전체 순익은 총 633억원으로 집계돼 2002년의 542억원과 비교할때 무려 16.7%에 달하는 고성장을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성장을 나타내는 원인으로는 산업용가스가 국가산업의 뿌리를 구성하고 있어 경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공급방식에 있어 벌크(bulk)나 실린더 부문이 아닌 온사이트 비지니스 관련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보통 산업용 가스시장은 GNP의 2배로 성장한다고 하는데 국내의 가스시장은 마치 이를 증명하는 듯 하다. 이는 전적으로 이 분야에서 묵묵히 땀 흘려 일해 온 모든 근로자와 경영자의 수고 덕분이다.

산업용 가스는 산업에 있어서 전기, 물과 함께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유틸리티다. 전기가 없이 가동되는 공장을 상상 못하듯이 가스 없이 돌아가는 공장도 없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공장에서 산업용가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공급 중단은 곧바로 산업 활동 마비로 이어진다.

산업의 발전과정을 보면 석탄과 철로 대변되는 고체중심 기술사회에서, 석유화학으로 대변되는 액체중심 기술사회로 변했고, 이제는 기술의 중심이 기체로 모여지는 기체중심 기술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을 산업용 가스가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 가스의 세계적인 회사들을 보면 이들이 일개 가스회사에 불과하지만 자국의 첨단기술개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스판매에만 치중하다가 가스제조 및 운영에서 닦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식품, 반도체, 화학, 기계, 금속, 에너지 쪽으로 분야를 새로이 개척해 나아갔다. 지금은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우주항공분야에서부터 차세대 기술인 초전도, 유전공학, 핵융합에 이르는 거의 모든 첨단 기술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즉 소위 말하는 첨단기술 중에 가스기술의 지원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스분야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그 깊이와 넓이는 아직도 다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수익 전망 밝아

삼성전자·LG필립스의 충남 아산 탕전공장과 파주 산업단지에 조성되는 LCD의 7세대 LCD 생산라인의 가스수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탕정 LCD라인에 2조7,38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CD라인에 대한 일반적인 투자액이 5,000억원에서 1조원 내외인 상황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탕정 LCD라인에 국내 모든 가스업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LG필립스 파주 LCD 산업단지는 LG LCD의 7세대 생산라인이 들어설 51만평에 경기도가 국내외 협력업체들을 위해 별도로 50만평을 조성, 총 100만평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Cluster)가 될 전망이다.

각 社이별로 살펴보면 먼저 국내 산업용가스 액메이커도 삼성전자의 아산 탕정, 파주 LG필립스의 일반고압가스는 물론 특수가스 공급권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산업가스(대표 이수연)가 충남 탕정 삼성반도체 공급체결에 힘입어 이번엔 LG필립스LCD의 파주라인 가스공급 경쟁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충남 탕정의 삼성반도체 LCD 라인에 산소(O₂), 질소(N₂), 아르곤(Ar) 삼불화질소(NF₃), 암모니아(NH₃), 실란(SiH₄) 등 산업용가스를 삼성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의 LCD공장은 그 규모면에서 기존 LCD공장과 비교해 5배에서 8배이상 많은 N₂의 사용이 예상되는 관계로 산업용가스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이 회사는 현재 탕정공장내에 신규 온사이트 플랜트 2기를 건설 중에 있다. 또한 한국산업가스는 앞으로 건설될 LCD 팹(fab)에 대비해 제3의 플랜트 건설을 위한 부지도 할당해 놓은 상태며 국내 반도체 업체에 가스를 공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성산업가스(대표 손무룡)는 최근 파주 LG필립스LCD의 7세대 라인에 질소(N₂) 공급권을 획득하고 이러한 여세에 힘입어 특수가스 수주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대성산업가스는 LG필립스LCD의 구미 생산라인에도 파이프라인을 통해 산업용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조만간 준공식도 앞두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지난달 23일 회사명을 ‘대성산업가스㈜’로 변경하고 ‘대성그룹과 통합된 이미지’, ‘종합가스제조업체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삼성반도체와 하이닉스에 산업용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프렉스에어코리아(대표 이강호) 또한 LG필립스LCD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삼성 탕정공장의 7세대 TFT-LCD라인에 대한 산업용가스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프렉스에어는 산소, 질소, 헬륨 등 수요 증가분에 대한 공급권도 확보했으며 탕정 부근에 18,000평방미터 규모의 부지도 마련하고 파이프라인 방식의 최신 헬륨, 수소공급시스템을 건설중이다.

해외기업 국내 투자 확대해야

선진국에서는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 가스분야인데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가스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도시가스나 LPG를 먼저 떠올린다.

또한 신문에서 접하는 가스폭발사고나 도시의 무법자인 LPG 실은 오토바이를 보고는 가스란 위험하고 난폭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일반 산업용 가스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적용된다. 가스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증가하면 이 분야로 고급 인재가 오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그 동안 규모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산업용가스가 이제는 과거의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때가 왔다. 이제까지 산업의 뒷편에 서서 남을 보조하는 역할에 만족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이제는 산업 전면에 서서 타 업종을 리드해 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모든 산업의 주체는 사람인지라 산업용 가스가 일류 업종이 되기 위해서는 잘 훈련된 인재들이 이 분야에 골고루 퍼져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내 현실을 보면 그리 쉽지 만은 않을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는 선진국과 달리 산업용가스에 정통한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산업용가스의 역사가 짧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국내의 가스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형 가스 4사의 책임도 크다. 그나마 이 4개 회사 중 대성산소만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데 외국계인 나머지 3개사는 기술개발은 외면한 채 가스판매에만 열중하고 있다. 물론 각기 본국에서 기술개발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한국에서의 사회적 책임도 어느 정도 감당해야만 할 것이다. 이들이 국내에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을 외면하는 한 아무리 한국의 가스시장이 커진다 해도 고급 가스기술이 한국에서 싹트기는 어렵고, 가스산업 수준 또한 향상될 수 없다.

이제는 외국계 가스회사들도 영업이익을 본국으로 가져갈 생각만 하지말고 한국의 가스기술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연구소도 설립하고 가스기술의 토착화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 기업들도 단기 이익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 분위기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 때 국내 산업용가스 수준은 높아지고, 사회의 인식도 달라지며, 고급인력이 이 분야로 모이는 선순환이 이루어 질 것이다. 이것이 업계 전체가 같이 잘살고,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길이다.

가스란 아직도 매력적이고 얼마든지 개척해 나아갈 수 있는 미지의 세계다. 21세기를 맞이해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가 새롭게 변신하여 웅장하게 비상하는 그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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