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당구장이나 노래연습장이 초고압 송전탑보다 초등학생에게 더 유해한 시설일까? 이 물음에 현행법은 765kV 초고압선로는 건설 가능하지만 당구장이나 노래연습장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변전시설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고압송전선로 주변지역의 지역발전 저해, 지가 하락 등을 고려해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정작 성장기 어린이들이 장시간 생활하는 전국 408개 학교 주변으로 초고압 송전선이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국감에서 박재호 의원은 고압송전선로 주변에 학교가 있는지 파악하지 않은 한전의 무책임과 무대책에 대해 질타하며 당구장이나 노래연습장은 안되고 고압송전선로는 되는게 말이 되냐고 강조했다.

201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20세 성인 남성과 5세 남자 어린이의 전자파 흡수율을 비교한 실험결과 어린이의 생체조직에 흡수되는 에너지 비율(SAR)이 어른에 비해 1.4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다.

이런 이유로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는 전자파 장기노출의 유해성을 우려해 학교 주변 일정 거리 이내에 송·변전 설비를 건설하지 못하도록 이격거리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학교주변 송·변전시설 설치에 대한 별도규정이 없을뿐더러 전자파로부터 성장기 어린이 보호를 위한 예방정책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송전선로 전자파의 경우 국제기구의 연구결과에 근거해 설정한 법적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므로 객관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아이들의 건강보다 집값이 더 중요하냐라며 고압 송전선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전자파로부터 성장기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박 의원은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주변에는 전자파 노출에 관한 최고 수준의 기준치를 적용해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송전선로가 학교를 횡단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송변전시설이 학교에 인접한 곳은 이설 계획를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환익 한전 사장은 학교를 횡단하는 송전선로의 경우 이설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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