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행 산업자원부 가스산업과 사무관
최근 도시가스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도시가스는 배관을 통해 일률적으로 공급됨으로써 수요처의 특성에 맞는 공급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급단계에서 상호간에 합의된 열량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리공장 등 균일한 연료의 사용이 요구되는 곳에서는 생산제품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일반 수요처의 경우에도 연소기의 노즐 교체 등과 같은 비용 발생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공급되는 도시가스의 표준열량을 10,500㎉/㎥로 정하고 있으며 국내에 도입되고 있는 대부분의 LNG 열량도 10,500㎉/㎥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공급되는 LNG의 공급선이 다양해지면서 현재 공급되고 있는 열량과 차이가 많이 나는 LNG의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파이프라인에 의한 국내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PNG의 경우 일반적으로 열량이 떨어지며 아울러 LNG 현물시장의 적극적 이용, POSCO, SK 등 대형 수용가들의 직도입 등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열량을 가진 LNG의 도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다양한 열량을 가진 LNG의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연구기관 및 관련 업계와 함께 우리보다 훨씬 먼저 LNG를 도입,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가스산업시장을 둘러 봤다.

일본은 LNG시장이 형성되던 1969년부터 다양한 열량을 가진 LNG가 도입됐다. 이에 일본은 열량의 다양화에 따른 문제점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열량의 공급방안을 검토했다. 당시에는 LPG의 국제가격이 LNG보다 저렴하여 자연스럽게 LPG를 이용한 표준열량의 공급방안이 채택됐다.

도쿄가스는 균일한 열량의 표준치를 정하면서 도입되는 LNG의 열량중 중간치로 할 것인지 아니면 최고치로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의와 연구를 거쳤다. 연구결과 중간치는 높은 열량의 LNG 열량을 낮추기 위해 질소 등을 혼합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배관안에 수포현상이 발생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쿄가스는 열량을 낮추는 방안 대신 도입되는 LNG보다 높은 열량을 표준열량(11,000㎉/㎥)으로 정하고 LNG에 LPG를 혼합하여 열량을 높이는 열량조절방안을 선택했다. 오사카가스 등 여타 가스사도 도쿄가스에 맞추어 열량을 11,000㎉/㎥로 운영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일본의 도시가스 표준열량이 정해져 운영하게 됐다.

다만 최근에 LPG의 국제가격이 LNG보다 비싸짐에 따라 LPG혼합이 원가에 부담이 되고 있어 오사카가스의 경우에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표준열량을 10,750㎉/㎥로 낮춰 공급하고 있다. 향후 LPG의 열량조절용 공급 전망과 관련해 일본경제산업성, 에너지경제연구원, 도쿄가스 등은 열량의 조정에 따른 수요의 변화는 다소 있을 수 있으나 열량조절용으로의 LPG공급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 일본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의 경우도 향후 열량이 다양한 LNG의 도입이 늘어난다면 산업체에서의 균일한 열량을 가진 도시가스공급 필요, 일반 소비자의 가스설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현재와 같이 표준열량의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PG혼합으로 인해 도시가스의 원가부담이 증가하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방안은 향후 지속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도시가스에 대한 LPG공급은 도시가스의 열량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산업체의 안정적 생산에 기여하고 소비자의 가스설비 교체 등에 따른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한편 LPG와 LNG의 협력을 통해 가스수급시장의 안정을 일정부분 가능케 하며 가스산업내의 협력을 증진시키고 LPG와 LNG의 가스간 균형발전도 도모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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