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원전 안전이 최우선이다
[신년기획] 원전 안전이 최우선이다
  • 김병욱 기자
  • 승인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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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 내진성능 규모 7.0 수준 상향
내진설계 기준 일반 건축물과 다른 개념
한수원, 원전 설비 보강•안전 운영 역점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지난해 지진과 관련해 원전 안전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경주 지진은 원전 내진 설계기준 이하로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더욱 강력한 지진에 대비한 내진성능 평가 및 보강이 필요하다. 이처럼 원전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는 국내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 국내 지진장치, 면진장치 및 원전 해체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정밀점검 결과 원전 구조물 안전성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과 수력, 신재생 등으로 우리나라 전력의 약 30%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발전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고의 안전을 추구하는 원자력발전소에 안심을 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전은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모든 분야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법 규정에 따라 발전소가 건설되는 부지의 반경 320km 이내 지역은 문헌조사, 인공위성 및 항공사진 판독 등의 광역조사를 수행한다. 또 40km, 8km, 1km 이내 지역은 지질의 구조와 단층 분포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구물리학적 조사, 단층 연대 측정, 해양물리탐사 등의 정밀 조사 단계를 거친다.

■ 국내 원전 안전성

한수원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는 일반 건물과 달리 부지조사 단계에서 분석한 부지 주변의 단층, 지질 및 지진 등을 토대로 부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대지진값’을 산정한다. 또한 설계 및 시공 시 이 값에 안전 여유도를 더해 건설하기 때문에 설계 수준을 초과하는 지진에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원자로 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건설해 강한 지진에도 안전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일본 니가타현 주에쓰에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설계 기준인 0.28g를 넘어서는 0.69g의 지진동이 발생했으나 발전소는 안전하게 정지돼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2011년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노스애나 원전은 내진설계 기준 0.12g를 2배 이상 초과하는 0.255g의 지진동이 발생했지만 안전정지계통에 어떠한 손상 없이 발전소의 안전성이 유지된 바 있다.

국내 원전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기준과 동일한 법을 준용해 단층 및 지질조사를 수행하고 그 평가를 통해 설계값을 0.2g, 지진규모로는 약 6.5로 설계돼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안전성 보강 차원에서 이들 원전의 내진성능을 0.3g, 규모로는 7.0 수준까지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동원전 24개 호기 중 2개 호기는 내진성능 보강 사업에 대한 규제기관 심사가 완료됐으며 21개 호기는 사업 완료 후 규제기관 심사가 진행 중이며 나머지 한울1•2, 고리 2호기 등 3개 호기는 2018년 중으로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신고리 5•6호기는 안전기준을 더욱 강화해 내진성능을 규모 7.0 수준으로 건설중이며 이 역시 안전 핵심설비의 내진성능을 7.4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수원은 2016년 경주지진 이후 원전의 지진 안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내진성능보강 등 20개 개선대책을 선정했으며 약 1,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현재 지진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설계기준 초과 지진에 대비한 모든 원전의 스트레스테스트도 수행할 예정이다.

원전은 건설 뿐 아니라 운영 과정에 있어서도 원자로 건물을 비롯한 주요 구조물과 기기 등에 지진 계측기 등 최첨단 감시체계를 갖추고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지진 크기에 따라 경보 발령, 원자로 안전 정지 등의 비상 대응 절차를 마련해 지진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 안전하게 원자로를 정지할 수 있도록 원자로 격납건물 등 주요 건물과 기기에 지진감시설비를 설치해 발전소 주제어실에서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 지진감시설비와는 별도로 한수원은 발전소 주변 지역에 총 13개소의 지진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관측 결과는 기상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 상호 공유하고 있다.

■ 원전 내진설계

세계적으로 지진에 의한 원전 안전정지계통의 손상이나 방사능 누출 등의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된 사례는 없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 후에 발생한 지진해일로 발전소가 침수되고 전력 공급이 상실돼 발생된 인재로 인한 사고라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원전에서 사용하는 내진설계 기준은 일반 건축물과는 다른 개념이다.
건축법은 ‘붕괴방지와 인명 안전’을 내진성능 목표로 하지만 원자력안전법은 ‘안전기능이 손상되지 않는 정상가동’을 목표로 한다. 한수원은 ‘안전’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을 가치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원전이 안전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설비 보강과 안전 운영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 후쿠시마 지진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의 기준 지진동은 설계당시 0.18g이었으나 2006년 니가타 지진 이후 설비를 보강해 0.5g로 강화됐다. 그러나 실제 지진은 수평방향 첨두 지반 가속(PGA : Peak Ground Acceleration)이 0.56g였으며 수직방향 첨두 지반 가속이 0.31g로 수형방향 첨두 지반 가속이 기준지 진동을 초과했다.

지진해일 대비 방벽의 설계기준 높이가 6.1m였으며 사고 후 건물에 있는 물의 흔적으로 평가한 결과 실제 지진해일의 높이는 대략 14∼15m로 확인됐다.

후쿠시마 원전의 지진에 대한 설계근거는 지난 1978년에 발행된 지진설계지침으로서 일본안전위원회 규제지침(NSCRG : L-DS-I.02)이 발행된 이후 후쿠시마 원전의 설비가 보강됐다.

지진해일의 경우 초기 운영허가 시 규제 지침에는 지진해일의 효과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만 언급했을 뿐 지진해일 평가 방법이 부재했다. 현 규제지침에서는 발전소의 수명기간 동안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발생 가능한 지진해일에 의해 안전기능이 파손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지침이 2002년 일본 토목학회(JSCE : Japan Society of Civil Engineers)에 의해 발행됐다.

2006년 도쿄전력은 규제지침과 기술지침을 반영해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지진해일을 재평가한 결과 6.1m로 결정했다. 이 지침에는 발전소 주변 지역의 단층에 의한 지진해일 평가는 해안방벽의 높이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실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자 수많은 단층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지진해일이 발생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지진해일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에 설계기준초과 지진해일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안전설비의 대부분이 전원을 이용해야 하지만 지진해일에 의해 모두 이용 불가능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이 사고 이후 국내 원전은 지진해일을 대비하기 위해 해안 방벽, 주요 안전설비실의 방수문 설치 등 다각적인 방어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 국내 지진에너지 흡수장치 개발

지난 2014년 5월 한수원이 강진에도 원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원전용 면진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면진장치란 지진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감소시키는 장치로 구조물 자체가 지진을 견디는 내진과는 다른 개념이다.

한수원은 프랑스와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상업원전용 면진장치 개발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둠으로써 터키 등의 강진(强震)지역 원전 수출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면진장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예상지진보다 에너지가 20배나 큰 리히터규모 7.3정도(최대지반가속도 0.5g)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어 원전 구조물 및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국책과제인 ‘수출형 원전 대비 면진장치 국산화 개발’을 통해 면진장치를 개발한 뒤 국내외 전문기관에서 실증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총 40여종의 까다로운 성능검증을 수행해 원전 적합성을 입증했으며 7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당시 이종호 한수원 중앙연구원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원전용 면진장치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됐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실증실험에서 외국제품에 비해 탁월한 성능이 입증돼 향후 원전의 안전성 및 수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면진장치, 지진안전성 향상

구조물의 내진 안전성 향상은 내진(耐震), 제진(制震) 및 면진(免震)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진은 구조물 자체를 튼튼하게 건설해 지진하중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개념이고 제진은 댐퍼 등을 이용, 구조물의 진동특성을 일순간 변화시켜 안전성을 유지시키는 것이고 면진은 지반과 구조물 사이에 면진장치를 설치해 지진하중을 저감시키는 개념이다.

최근 강진발생 빈도나 규모가 커짐에 따라서 기본적인 내진설계에 면진장치를 도입, 더욱 안전한 구조물 설계가 진행되는 추세이다.

면진장치는 원전 구조물의 내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원전 신기술분야로 상업용 원자로에 적용한 사례로는 프랑스의 Cruas 4기와 남아공의 Koeberg 2기이고 일본은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중에 있다.

중앙연구원에서 개발한 면진장치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 일본에 이은 세 번째라고 할 수 있으며 규모 7.0 보다 지진에너지 측면에서 20배 정도 큰 규모 7.3 정도(최대지반가속도 0.5g)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어 원전 구조물 및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원전에서 요구하는 안전성 및 내구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능이 발휘되고 있음을 내환경 및 방사선 시험 등을 통해 입증했기에 세계 어느 제품과 비교해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데 장점이 있다.

면진장치는 국내 수출형 원전(APR1400)의 구조물 기초 하단에 설치(원형타입으로 직경 1,500mm 면진장치 총 500여개)해 기존 설비에 대한 내진보강 없이 우리나라보다 지진발생 빈도나 규모가 큰 강진지역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수출 다변화 및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진계 설치

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지표에서의 지진동 크기는 지하심부와 상이하기 때문에 지하심부 지층 처분을 위해서는 심도에 따른 지진파 응답을 평가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부 지진응답에 대한 국내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기상청 및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국내와 같이 미소지진 환경하에서의 미소지진 관측 분해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100m 내외의 시추공 지진계를 설치, 지진파 분석에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2011년 12월부터 단층 및 지진과의 상관성 분석을 목적으로 단층감시시스템에 심도 140m의 지진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추공 지진계는 깊이 140m의 깊지 않은 위치에 설치된 지진관측소이며 이들 자료를 활용해 지진자체의 규모별, 심도에 따른 특성에 대한 지진공학적인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는 지역별로 매우 상이한 감쇠특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특정 부지의 지진안전성 평가 시 부지 고유의 지진동특성 파라미터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하압축공기 저장소, 이산화탄소 저장 부지 등과 같이 심도 500m 이상의 지층 처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처분 심도에 대한 부지특성 연구 및 지진동특성 파라미터에 대한 연구개발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는 지하 심부에서의 지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4년 6월 지하 300m 및 지하 600m로 시추공을 굴착, 국내 최장 심도의 지진계 설치를 완료했다.

시추공에는 시추공 붕괴로부터 지진계를 보호하기 위해 시추공벽에 케이싱을 설치했으며 지진계가 위치되는 곳의 암반과 일체거동을 위해 홀락(Hall Lock) 시스템을 통해 지진계를 고정시키게 된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는 지진동의 속도 및 가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속도계-가속도계 일체형 모델을 국내 최초로 설치, 시추공 내에 놓이는 지진계와 지표면 상에 놓이는 지진기록계와의 케이블 길이에 따른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광케이블로 연결했다.

시추공 내 지진관측자료는 24시간 한수원 중앙연구원 자연재해센터로 전송돼 지속적인 비교, 분석을 통해 심도별, 지진규모별 지진응답에 대한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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