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점검원 박진숙씨(左)와 극동도시가스가 수거해 놓은 보일러 배기통(右)
도시가스 안전점검원의 세심한 안전점검 자세가 일가족의 목숨을 구한 사례가 있어 타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극동도시가스(주) 휘경지역관리소에 근무하는 안전점검원인 박진숙(여 57)씨. 박씨는 지난해 10월29일 동대문구 이문2동의 한 가정집을 점검하던 중 보일러 배기통에 설치된 방조망이 파손돼 그 안에 새가 둥지를 튼 것을 발견했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 박씨는 사용자를 설득, 보일러를 교체토록 함으로써 자칫 보일러 폐가스의 역류로 일가족이 목숨을 잃을 수 있었던 사고를 막았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처가 각 지사 및 지역본부를 통해 가스사고 예방사례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만약 본격적인 동절기가 시작돼 보일러가 가동됐다면 지난 4월4일 매화동에서 발생한 CO중독사고처럼 일가족의 안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결국 한 점검원의 세심한 점검 자세가 불행한 가스사고를 사전에 예방한 것이었다.

특히 이 사례는 지난 4월4일 발생한 경기도 시흥시 매화동 CO중독사고가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됐다. 경찰의 최종수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당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배기통 내에 새둥지가 원인으로 결론지어졌다. 방조망이 설치되지 않은 배기통 내부에 새가 둥지를 틀면서 정상 배기되지 못한 폐가스가 역류, 잠자고 있던 일가족 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 두 사례는 점검원의 성실한 점검 자세가 전혀 다른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사례라 하겠다.

박씨는 이문2동 다세대 주택을 안전점검하면서 가스레인지를 점검하고 휴대중인 CO검지기로 보일러를 점검하기 위해 보일러를 가동했다. 하지만 보일러의 배기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내부로 CO유입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만류에 이상이 없다면 모든 것을 원상복구 해주겠다는 약속까지 해가며 밖에 설치된 배기통을 뜯어 본 것이다. 확인 결과 노후된 방조망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고 내부에 새둥지가 지어진 상태에서 새가 죽어 배기구를 막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박씨는 사고의 위험성을 사용자에게 설명한 후 사용자로 하여금 노후된 FE 보일러를 FF로 교체함으로써 불행한 사고를 막은 것이다.

가스안전공사 서울동부지사 송태호 지사장은 "도시가스사의 교육과 체계적인 점검시스템, 점검원의 책임 있는 점검 자세가 귀중한 생명을 구한 사례였다"며 수범사례가 보다 일찍 알려졌다면 매화동 사고와 같이 일가족이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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