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순 에너지관리공단 경기도지사장
최근 국제유가가 오일쇼크 상황을 방불케 하는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 석유재고 감소발표와 이라크 석유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이러한 고유가시대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근본적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국제 에너지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처방안은 효율적인 에너지사용과 에너지절약을 통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근본적으로는 현재의 에너지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에너지저소비형으로 전환해야 하며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원의 개발과 보급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난 두차례의 석유파동 이후 정부에서는 보다 원천적인 에너지절약이 가능하도록 여러가지 정책을 추진해왔다.

산업체와 건물의 에너지절감요인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에너지관리진단을 비롯,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지원해 절약시설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VA(자발적 협약),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 ESP(에너지절약기술협력) 등 다양한 에너지절약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에너지효율향상과 수요관리를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실시해 온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를 통해 주요 에너지사용기기의 효율향상에 주력해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효율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99년부터는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 낭비되는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제품에 에너지절약마크를 부착하도록 하는 에너지절약마크제도를 통해 5년 동안 5,900만대의 절전형 사무가전기기를 보급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10년까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낮추는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을 추진해 대기전력으로 인한 불필요한 전력낭비를 방지하는데 전력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패턴도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2002년 이후 에너지소비증가율은 경제성장율을 하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과거 에너지소비증가율 세계 1위라는 오명을 벗었으며 냉장고, 에어컨 등 에너지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은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다.

이러한 에너지소비효율향상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수급체계의 개선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통해 80년대 60%를 넘어섰던 석유의존도도 지난 2002년부터는 50%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앞으로도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화석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자급율을 높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오는 2011년까지 5%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지난 90년 이후 연 평균 17% 이상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석에너지에 비해 경제성이 낮아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2.1%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올해부터 공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할 경우 건설비용의 일정부분을 반드시 신재생에너지 사용시설에 투자하도록 법으로 정하는 한편 기술성장잠재력이 큰 수소·연료전지, 태양, 풍력 등의 3대 사업에 향후 5년동안 2,500억 이상을 투자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을 바탕으로 온 국민이 에너지절약을 생활화 한다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요즘의 고유가를 훨씬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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