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시가스사들이 과감한 베팅을 하고 있다. 속속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 지역난방의 잠식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종합에너지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현황은:대성그룹글로벌에너지네트웍(대구도시가스, 서울에너지환경)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구죽곡지구, 아산배방지구, 인천청라지구에 대한 집단에너지사업허가 신청을 하면서 3개 지구를 올인원할 태세다.

대성그룹은 대구죽곡지구에서 지역난방공사, 아산배방지구에서는 중부도시가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택공사, 청라지구에서는 인천도시가스·롯데건설·서부발전 컨소시엄과 사업권 획득을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대성그룹은 청라지구의 경우 남부발전 신인천발전소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배경은:일단 지난해 12월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면서 민간 사업자도 구역전기사업을 할 수 있게 된 배경도 있지만 지역난방의 잠식 현황을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가스사들이 집단에너지공급지역에 취사용으로만 공급할 경우 적자를 피할 수 없는 등 지역난방에 대해 방어적 자세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례로 삼천리가 오산에너지와 경합을 벌였던 세교지구의 경우 경제성보다는 지역난방의 잠식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배경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시가스 수요 정체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사들은 공급권역 내에서 전기, 열, 가스 등 모든 에너지를 일괄 공급할 수 있고 시공의 경제성 뿐만 아니라 안전 및 배관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어 집단에너지사업의 수행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로써 종합에너지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날개를 편다는 것. 기존 지역난방사업자와의 마찰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대성그룹의 향방이 관전 포인트. 대성그룹 주력사인 대구도시가스와 서울에너지환경을 통해 타 도시가스사 공급권역에서도 집단에너지사업을 추진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영훈 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CES사업 추진방향은 해당 지역 도시가스사와의 협력에 있다”며 “수익성 있는 CES사업지역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 도시가스사가 그룹의 참여를 원할 경우에만 그 지역에 사업참여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성그룹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직은 전국에 수익성이 있는 집단에너지사업 지역도 적을뿐더러 해당 지역 도시가스사와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하튼 도시가스업계가 지역독점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시가스사 등과 제휴하거나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그야말로 예전에 보기 힘든 모습들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난방 잠식으로 가장 고민이 많은 대한도시가스, 삼천리, 서울도시가스는 언제든 기회가 되면 집단에너지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일부 도시가스사들의 움직임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타 도시가스사들도 기회가 되면 속속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기존에 집단에너지사업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지역난방공사, 주택공사와의 경쟁 또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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