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성 대한LPG산업환경협회 회장
어지럽다. 답답하다. 고도의 긴장감이 짓누른 상태. 전체적으로 정신용량의 한계 상태에서 서로를 상대로 악악대는, 극단의 대치 상태에 있는 듯한 분위기, 이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수많은 집단이 국가를 상대로 극한 투쟁을 한다. NGO, 종교단체, 농민, 노동단체가 국가를 잡아먹을 기세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자본가와 노동자, 보수와 진보, 여당 야당, 각양각색이 이분법적 색깔로 나뉘어 서로를 파멸시킬 기세다.

나라가 온통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 하다.

에너지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 원유값이 끝없이 치솟고 있다. 국가적 생존을 위해 에너지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 소용돌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9개월 동안 에너지 상대 가격 조정문제로 뜨거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계획에 각급 관련단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석유업계, LPG산업계, 운송업계 등 각종 에너지 생산 및 사용단체들이 날카롭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총괄 입장, 즉 국가생존 차원의 입장에서 정책을 구사한다. 수송용 에너지는 한 국가의 소통을 담당하는 혈관이자 혈액이다. 국가생명력의 기본 물질이다. 인체의 피가 더러워지면 온갖 병이 생기듯 수송용 에너지가 깨끗하지 못하면 대기오염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생긴다. 국가라는 유기체가 건강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깨끗해야 하는 것이다.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은 에너지 분야의 오랜 숙제다. 이는 에너지 품목간 가격구조의 왜곡 현상을 치유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에너지 체제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정책이다. 국가 총괄적 입장에서 볼 때 이같은 정부의 시도는 참으로 지당한 것이다.

그러나 단체나 개인의 입장은 국가의 입장과 다르다. 특정 문제와 관련된 집단이나 개인은 이해관계에 따라서 그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 속에서 그 입장은 극명하게 갈려지고 이해집단의 의사표현은 사생결단적이다.

모든 것이 생존권의 문제로 파악되고 심지어 국가를 공격대상으로 다루는 극단적 사고 현상이 보인다. 가진 자, 자본가의 착취문제로 의식하는 끔찍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개개인의 곤궁한 처지, 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사업 실패의 울분을 국가와 가진 자의 잘못으로 인식하고 공격상대를 선택하는 참담한 현실이 있다.

격앙된 심리상태에서 올바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비이성적 파괴현상만 있을 뿐이다. 그 격앙의 씨앗이 무엇인지 정부는 이를 사려 깊게 바라보고 그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 또한 거시적인 입장에서 정책근간의 결함을 치유 개선 하는 것도 국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이라 할 것이다.

정부가 휘발유에 대한 경유의 상대가격비를 높이고 청정LPG의 가격비를 낮추어 에너지 가격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는 정당하다. 그것은 국가와 국민 모두의 건강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가야 할 올바른 길이다.

대기환경은 국민 모두가 나눠가지는 공공재이자, 다음 세대와 공유해야 하는 사회적 유산이다. 대기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절실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올바른 길은 가야 한다. 병의 치유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한시라도 빨리 바른 길로 방향을 잡아야 나중에 먼 길을 돌아오는 수고와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어떤 사유에서건 이와 관련되어 아파하는 집단이나 개인이 있다면 그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치유할 수 있는 방안도 사회의 합의를 통해 검토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제2차 에너지상대가격 조정은 국가에너지 기반을 굳건히 하고 수송용 에너지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함으로써 대기오염으로 인한 잠정적 생명위해를 해소할 수 있는 올바른 길로 용기 있게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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